포항제철동초등학교 학생들이 이성희 교사로부터 3D프린터 수업을 받고 있다.
포항제철동초등학교 학생들이 이성희 교사로부터 3D프린터 수업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로에 있는 포항제철동초등학교. 10여명의 학생이 컴퓨터실에 설치된 3D 프린터 옆에 앉아 에펠탑과 망원경, 장난감 등 다양한 모형을 출력하고 있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원재필 교사는 “3D 프린터 이용방법 등을 가르친 지 8개월여 됐는데 상당수 학생이 구글 스케치업 등 설계 프로그램을 이용해 원하는 물건을 자유롭게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교육재단(이사장 박한용) 산하 10개 초·중·고교에서 소프트웨어(SW) 교육 열기가 뜨겁다. 재단이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올 2학기부터 SW 교육 프로그래밍을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했기 때문이다.

재단은 초·중·고교마다 매주 한 시간씩 정규 컴퓨터 교육을 의무화했다. 창의성과 논리력을 키워주는 전문 프로그래밍 중심의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있다. ‘SW로 창의인재를 키우자’는 한국경제신문의 스트롱 코리아(Strong Korea) 캠페인과 맥이 닿아있다.

포스코교육재단은 지난 7월 각급 학교 컴퓨터 전문교사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교육과정연구 위원회’를 구성하고 국내 컴퓨터 전문가들의 조언과 연수를 거쳐 철저하게 준비했다. 포스텍(포항공대)의 컴퓨터 전문 교수진과 학생들과도 연계해 교육효과를 높였다. 포항제철고는 포스텍 컴퓨터공학부의 윤은영·박성우 교수가 140명 인문·자연계열 학생의 융합적 사고를 키우기 위해 기초 컴퓨터 교육은 물론 창의수학, 창의IT융합 등의 과제 연구수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포항제철동초등학교, 지곡초, 포항제철중학교 등 4개 학교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공모한 SW 교육 시범학교에 선정돼 학생들에게 보다 수준 높은 컴퓨터 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 내용도 알고리즘 원리, 언플러그드 활동, 스크래치, 로봇활용 교육 등 컴퓨팅 사고력 및 문제해결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들로 채웠다. 토요일에는 심화반도 운영 중이다.

지곡초 이은승 학생(6년)은 “스크래치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상상한 대로 블록을 움직이고 조합을 하며 내가 원하는 대로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며 “빌 게이츠와 같은 컴퓨터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마이스터고인 포항제철공고는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로봇반, 발명반, IT융합반, 웹디자인 및 개발반을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주당 8시간의 SW 교육을 하고 있다. 황재호 교장은 “학생들의 전공과 연계해 다양한 컴퓨팅 교육을 시행하니까 학생들의 참여도는 물론 졸업 후 취업에도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은 내년부터는 초등학교 3~4학년은 연간 34시간, 5~6학년은 51시간씩 코딩 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