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에 참가한 글로벌 리더들과 차세대 영재 학생들이 6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애스톤하우스에서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글로벌 인재포럼에 참가한 글로벌 리더들과 차세대 영재 학생들이 6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애스톤하우스에서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특별한 기술도 없고 자본도 없는데 당장 창업해도 될까요.”(이찬재 군·동천고1)

“치즈버거 가게라도 지금 당장 시작하세요. 대단한 무언가가 준비됐을 때 시작하면 늦습니다. 작은 사업이라도 경영을 하면서 배우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마이클 칸자나프라콘 스킬셰어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조언에 ‘차세대 영재기업인’들의 눈망울이 반짝였다. 칸자나프라콘 CEO는 2011년 지식·강연 공유 사이트 업체인 스킬셰어를 설립해 3년 만에 미국의 대표적 공유경제기업으로 키워낸 벤처경영인이다. ‘차세대 영재기업인과 세계적 리더의 만남’이란 주제로 6일 열린 오찬에는 칸자나프라콘 CEO를 비롯해 8명의 글로벌 리더가 참석해 영재 기업인들과 성공 노하우를 나눴다.

◆“삼성도 햄버거가게도 경영 고민은 비슷”

인재포럼 마지막 날, 미래의 글로벌 기업인을 꿈꾸는 중·고교 영재 30여명은 자신들의 멘토가 된 글로벌 리더들과 점심식사를 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고든 제일스트라 석세스팩터스 부사장, 헤츠키 아리엘리 이스라엘 글로벌엑설런스 회장, 산기트 초우플라 미국 GMAC 대표, 제이 도허티 미국 머서 인력과학연구소 공동 설립자, 호세 코르데이로 미국 싱귤래리티대 교수, 존 가트맨 미국 워싱턴대 명예교수 부부 역시 “인재포럼 일정 가운데 최고의 시간이었다”며 미래의 리더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KAIST와 포스텍이 각각 운영하는 차세대 영재기업인센터 중·고교생 중에서 선발됐다.

칸자나프라콘 CEO는 자신의 경험을 들어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든 작은 벤처든 경영인의 고민은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때 9개월 동안 고민해 사이트를 하나 만들었는데 소비자들이 실제 사용한 것은 초기 1주일에 개발한 기능이었다”며 “1주일 만에 바로 창업했더라면 9개월 후 훨씬 훌륭한 사이트가 돼 있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최주해 양(경기 광주중앙고2)은 제일스트라 부사장에게 남다른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대해 질문했다. 제일스트라 부사장은 “어떤 의사소통도 ‘yes와 and’만 있으면 된다”며 “우선 긍정한 뒤 자기가 원하는 내용을 제시하면 상대를 설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점심 미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김지성 군(현대고1)은 아리엘리 회장의 저서에 사인을 받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리엘리 회장은 이스라엘 창조경제의 근간인 ‘엑설런스 교육’의 세계적 권위자다. 김군은 “부모님께 사인받은 책을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주 양(고양외국어고2)은 “사용하지 않는 문제집을 모아서 필요한 사람에게 되파는 창업아이디어를 갖고 있는데 언제 시작해야 할지가 고민이었다”며 “조언을 듣고 더 이상 미루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최여림 양(압구정고1)은 “학업에 대한 압박 때문에 힘들었는데 오늘 점심을 먹으며 꿈을 포기하지 않을 힘을 얻었다”고 했다.

◆“자신의 고민과 치열하게 마주하라”

영재들은 오찬을 마친 뒤 ‘차세대 영재기업인, 세상의 변화를 꿈꾸다’ 세션에 참석해 글로벌 리더들과 다시 한번 마주했다. 이경준 노매드커넥션 대표와 코르데이로 교수 등 연사들은 자신의 고민과 치열하게 마주하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공통점은 모두 자신의 고민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풀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재 퓨처플레이 최고창의경영자는 “기업가 정신은 설득하는 능력”이라며 “스스로를 설득하고 다음에는 동업자를 설득하며 투자자와 유저를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맨딩이라는 기부업체를 창업한 고교생 경영인 연희연 대표는 “다른 기업은 수익이 될 때 기부를 하지만 맨딩은 기부를 통해 이익을 올린다”며 “맨딩이 ‘맨땅에 헤딩한다’는 뜻인 것처럼 앞으로도 남과 다른 발상을 통해 기업을 경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은정진/마지혜/박병종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