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펀드 '아시아 전성시대'
올 들어 식음료, 명품업체, 담배, 온라인쇼핑몰 등 ‘소비 성장주’에 투자하는 소비재펀드들의 수익률 희비가 투자 지역별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유럽, 미국의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아시아 지역 투자펀드들은 약진하고 있다.

2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6개 소비재펀드들은 연초 이후 2.78%의 평균 수익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수익률(10월31일 기준 17.78%)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올해는 특히 개별펀드 간 수익률 차이가 최고 30%포인트 이상 벌어지는 등 차별화가 뚜렷했다.

아시아 소비재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들은 선전하는 양상이다. ‘미래에셋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자1A’는 연초 이후 22.76%의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구글, 프라다 등 미국, 유럽증시에 상장돼 있는 글로벌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소비재펀드들은 부진을 보이고 있다.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A’는 -7.34%로 전체 소비재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 40% 가까운 수익을 거뒀던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자1A’도 -2.83%에 그쳤다.

임덕진 미래에셋자산운용 PM본부 이사는 “지난해에는 강세를 보였던 선진국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이 올해 고평가 논란으로 조정을 받다 보니 글로벌소비재펀드의 성과도 부진했다”고 말했다. 반면 아시아소비재펀드는 인도,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증시가 헬스케어, 여행, 음식료 등 소비재 기업들을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가면서 펀드 수익률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덕분에 올해는 ‘미래에셋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562억원), ‘피델리티차이나컨슈머’(485억원) 등 아시아소비재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중산층 인구 증가와 도시화에 따른 소비성장 수혜주는 장기 투자 테마로 삼아 볼 만하다”며 “내년에도 이 같은 아시아 소비주들의 강세는 지속될 수 있겠지만 신흥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