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칼럼] 韓食 세계화, 농업 6차산업화에 달렸다
풍성한 결실의 계절, 가을은 ‘한(韓)문화의 달’이기도 하다. 제2회 한식의 날 대축제행사가 지난달 28~29일 이틀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펼쳐졌다. 한식 세계화와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한식의 날 심포지엄’도 지난달 1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5000년 한문화의 뿌리, 한식은 우리 역사와 함께해온 소중한 식(食)문화 유산이다. ‘농업의 6차산업화’와 ‘한식 세계화’ 사이의 관계와 역할은 한민족의 뿌리가 농업이며, 우리 농산물 식재료를 중심으로 발전된 것이란 점에서 상호 밀접하다고 하겠다. 농업 6차산업의 의미는 ‘농산물 생산’ 1차산업, ‘농식품 가공’ 2차산업에 ‘한식·관광·유통·서비스’ 등의 3차산업을 융복합화해 우리 농촌과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임으로써 농산업을 창조적 미래 산업으로 활성화하려는 신(新)농업정책이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정 핵심과제로, 지난 5월 ‘농촌융복합산업육성법’이 국회를 통과한 바 있다. 이와 때를 같이해 민간 차원의 농산업 발전에 일조하기 위해 한국농식품6차산업협회도 창립하게 됐다.

2030년 전 세계 식품산업 규모는 1경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외식시장 규모가 가장 큰데, 약 5000조원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한식 세계화는 정부의 지원정책과 한식단체의 활발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접시에 담긴 음식만으로는 세계 시장을 뚫고 들어가기에 충분치 않다는 뜻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무형의 전통문화 가치와 각 산업분야의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해 세계화를 위한 전략적 재접근이 요구된다.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한식이 중심이 돼 이끌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한식의 맛과 우리만의 독특한 멋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할 것이다.

상품은 물론 국가 경쟁력도 ‘브랜드파워’에 의해서 크게 좌우된다. 일찍이 이탈리아, 일본, 멕시코, 태국 등은 자국 음식을 세계적으로 브랜드화하는 데 성공해 농업은 물론 관광산업까지 덩달아 커지는 범국가적 6차산업 활성화로 국부를 창출하고 있다.

우리 농업과 연계한 6차산업의 참여와 융복합화는 한식의 가치를 높이는데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 6차산업화와 한식의 세계화를 통한 상생은 농업인은 물론 한식업계의 적극적인 동참과 의식개혁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농업은 물론 한식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브랜드로 우뚝 서도록 하기 위해서는 농업과 한식의 상호 협력관계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농업도 그렇지만 한식도 섬세한 손길과 손맛이 필수적이다. 우리도 이제는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근성으로 농업의 6차산업화와 한식을 결합한 세계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최근 세계적 미래학자 짐 데이토는 농식품부가 주최한 ‘농업이 미래 성장산업이다’라는 세미나에서 “한국의 농식품이 한류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선진국은 농업 강국이며, 식문화 대국임을 명심해야 한다. 한식 세계화를 위해선 이미 입증된 우수한 우리 농산물 식재료와 한식의 특별한 맛과 멋에 더해 한민족 특유의 문화를 덧입혀야 한다. 더불어 한식 세계화에 대한 일관된 지원을 통해 각계각층이 한류와 한식의 전도사가 될 수 있는 기반 조성도 절실하다. 농업 6차산업화와 한식 세계화가 K팝을 넘는 K푸드 열풍으로 우리 민족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대한민국 국가브랜드와 경제 도약의 새로운 모멘텀이 되기를 희망한다.

김성수 < 한국농식품6차산업協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