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현악 연주자들로 구성된 ‘앙상블 수’.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현악 연주자들로 구성된 ‘앙상블 수’. 서울시향 제공
주연선 서울시립교향악단 첼로 수석은 오케스트라 연주 외에 ‘주트리오’ ‘콰르텟 크네히트’ ‘트리오 필리아’ 등 별도의 실내악팀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세 팀 모두 서울시향 단원을 주축으로 만들어졌다. 신아라 서울시향 부악장(바이올린) 역시 서울시향 현악 연주자 12명으로 구성된 ‘앙상블 수(秀)’로 무대에 서는 것은 물론 독주회를 열어 청중과 만나기도 한다. 지난 6월 서울시향을 떠난 이정란 첼로 부수석도 피아노 삼중주 ‘트리오 제이드’와 독주회로 활동 중이다.

오케스트라에 그치지 않고 실내악, 독주회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연주자가 늘고 있다. 오케스트라 단원과 앙상블, 독주자의 구분이 명확했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흐름이다.

서울시향은 내부적으로 13개의 실내악팀을 운영 중이다. 일반적인 현악삼중주·사중주는 물론 ‘SPO 퍼커션 그룹’ ‘SPO 목관 오중주’ 등 분야도 다양하다. 이들은 오케스트라 활동과 실내악 연주를 병행한다.

신아라 부악장이 이끄는 ‘앙상블 수’는 내달 6일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에서 여는 공연 ‘솔로이스트&솔로이스츠’ 무대에 선다. 피아졸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그리그 ‘홀베르그 모음곡’ 등 평소 오케스트라 공연의 레퍼토리와 확연히 다른 곡들을 선보인다.

주연선 수석은 오케스트라와 실내악의 차이에 대해 “실내악은 자기 성격을 드러내야 할 부분에선 확실히 드러내고 상대방이 연주할 때는 받쳐줘야 하는 작업인 반면 오케스트라는 지휘자가 원하는 방법으로 악기 파트의 색깔을 맞춰나가야 하기 때문에 절제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만 한다면 자신의 색깔을 잃을 수도 있고 실내악이나 독주에만 치중하면 상대방의 소리를 듣는 데 소홀해질 수 있는 만큼 두 가지를 병행해 경험을 쌓고 음악적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KBS교향악단도 올해 네 차례 실내악 연주회를 여는 등 단원들의 실내악 연주 기회를 늘리고 있다. 손대승 KBS교향악단 홍보마케팅팀장은 “내년에도 세종문화회관에서 네 번의 실내악 연주회를 열 계획”이라며 “실내악 음악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가겠다”고 했다.

지난 2월 한국 실내악팀 최초로 국제 모차르트 콩쿠르에서 우승한 ‘노부스 콰르텟’의 멤버 김영욱(바이올린)도 팀을 벗어나 색다른 공연을 선보인다. 동갑내기 고향친구인 피아니스트 김다솔과 함께 내달 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듀오 리사이틀을 열 예정이다.

음악평론가 유형종 씨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실내악, 독주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가장 큰 이유는 연주자들의 기량이 과거보다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라며 “오케스트라만으론 음악적 욕심을 모두 채울 수 없어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