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지원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면접에 ‘탈(脫)정장’을 도입했다. 지원자들이 27일 편안한 복장으로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지원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면접에 ‘탈(脫)정장’을 도입했다. 지원자들이 27일 편안한 복장으로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실력 있고 지원 동기가 분명한 지원자는 긴장하지 않더라고요.” “모범답안을 이야기하는 사람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진실되게 말하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확실한 비전을 갖고 어떻게 지원 회사 인재상과 맞는지 구체적으로 증명하면 좋습니다.” “복장, 머리 모양, 넥타이 그리고 유머까지…. 패기 있고 남과 다른 것을 보여주는 지원자가 기억에 남습니다.”

주요 기업 인사팀장들이 말하는 ‘합격자’다. 다시 면접의 계절이 왔다. 서류전형과 인·적성시험을 통과한 입사지원자들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 아무리 준비를 해도 떨리는 게 인지상정이다.

면접관과의 대면 면접도 힘든데 최근에는 회사의 인재상에 맞는 지원자를 가리기 위해 프레젠테이션(PT) 면접, 토론 면접, 게임 면접에 이어 1박2일 합숙 면접을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처럼 까다로운 면접 벽을 어떻게 하면 통과할 수 있을까. 김광섭 우리은행 부부장은 “면접은 회사가 지원자를 선택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지원자 입장에서도 어떤 회사인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에 전혀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박봉수 태광산업 인사팀장은 “면접까지 올라왔다면 이미 8부 능선을 넘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그만큼 자신감을 갖고 면접에 임해도 된다”고 격려했다. 현직 인사팀장들에게 ‘합격을 부르는 면접 팁’을 구했다.
[JOB] "지원동기 분명하게…모범답안보다 진솔한 이야기에 귀 쫑긋하죠"
PT 면접 전 지원회사 현장을 방문하라

최근 면접에선 실제 사례를 주고 문제해결력을 보는 PT 면접이 증가하고 있다. PT 면접을 위해선 회사의 최근 이슈를 우선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뒤 실제 업무현장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대비법이다. 박소영 GS칼텍스 인력운영팀 채용담당팀장은 “PT 면접은 정답이 없는 문제를 지원자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 어떤 결론을 도출하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전달하는지 보기 위한 ‘평가 툴’”이라며 “평소 지원자의 현장 방문 경험 사례를 면접 때 이야기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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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도 다음달 12일부터 실시하는 면접에서 창구직원 ‘롤플레잉 면접’을 도입했다. 구덕환 농협은행 인사담당 과장은 “평소 은행을 직접 찾아 직원들에게 궁금한 점을 묻고, 어떤 상품을 어떻게 파는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집단토론에 대한 대응법도 언급했다. 토론 면접은 주어진 주제에 대해 각자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안은정 이랜드 인사팀장은 “토론 면접은 단순한 주제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상대방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라며 “지원자의 인성과 조직 적응력을 평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합숙 면접 때는 튀는 행동보다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되 평소 자신의 모습을 자연스레 표현할 것을 당부했다.

정답보다 가치관·열정·진심을 보여라

인사팀장들이 선호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안재형 현대모비스 인사팀장은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현대모비스에서 끝장을 보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안 팀장은 “자신이 가진 역량을 포장하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줄 것”을 당부했다.

GS칼텍스 박 팀장은 “회사 블로그나 ‘홈피’를 통해 회사를 잘 이해하고 인재상에 적합한 사람을 뽑고 싶다”며 “이런 사람이 입사 후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한다”고 말했다. 그는 “면접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의 축소판”이라며 “질문에 명쾌히 답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답변 속에 묻어 있는 지원자의 가치관, 열정, 진심을 더 보고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양무열 LG유플러스 인사팀장은 “자신감은 실력에서 나온다”며 “지원 직무에 대해 충분히 준비하고 면접관에게 확신을 줄 수 있는 진정성을 갖춘다면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랜드 안 팀장은 “지원 직무에 대한 이해와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태광산업 박 팀장은 “지원자의 말하는 모습, 경청하는 자세, 손 움직임은 물론 심지어 다리 떠는 모습까지 유심히 관찰한다”며 “면접장 출입에서 퇴장까지 30분을 컨트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