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5주년 앙코르 콘서트’ god, 끝 아닌 또 다른 시작
[박슬기 기자] 3시간 내내 달리고 또 달렸다. 11년 만의 공백과 9년만의 재결합을 무색하게 만들만큼 잠실벌은 뜨거웠고, 또 감격스러웠다.

이번 god 앙코르 콘서트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00년대 초반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하늘색 풍선을 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던 여고생팬들이 다시금 모여 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열광을 하는 모습은 그 시절 그대로였다. 4만여 명의 팬들이 추억에 빠져 회상할 수 있었던 180여분의 시간. 그 시간만큼은 우리 모두가 소녀였고, 하늘색 풍선이었다.

10월25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는 8집 활동을 마무리 짓는 ‘15주년 기념 앙코르 콘서트(15th Anniversary Reunion Concert Encore)’가 개최됐다.

이날 god는 오프닝 무대부터 일분일초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15년간 함께 해왔던 팬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담은 오프닝 영상으로 시작부터 팬들을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다. 오프닝 영상 말미에 박준형은 “말 잘 들으면 좋은 소식이 올 수도 있어”라고 말해 앞으로 그들의 새로운 앨범 소식을 기대케 만들었다.

영상이 끝나자 화려한 조명과 스크린, 축포로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후 god가 커다란 로봇과 함께 등장하며 4만 여명의 환호를 받으며 등장했다. 팬들은 그들의 등장에 끊임없이 “지오디”를 외쳤고, 여전히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첫 무대부터 god는 ‘프라데이나잇(Friday Night)’로 현장을 열광케 했다. 이후 ‘관찰’ ‘새러데이 나잇(Saturday Night)’을 열창한 뒤 4만 관중 앞에서 미소 지었다. 데니는 “이런 장관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며 팬들에게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이날 god는 과거 히트곡부터 최근 발표한 신곡까지 조화롭게 불러가며 팬들의 흥을 이어갔다. 특히 무대의 메인 화면에서는 과거 팬들의 응원하는 모습과 god활동 영상이 흘러나오며, 마치 한 편의 뮤직 드라마를 연상케 했다.
[리뷰] ‘15주년 앙코르 콘서트’ god, 끝 아닌 또 다른 시작
특히 팬들과의 호흡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가족처럼 콘서트 내내 환상적인 호흡을 주고 받았다. 하나가 된 듯 팬들은 세트리스트 25곡을 완벽히 따라 부르는 이색광경을 보이기도 했다. 이 모습에 박준형은 “우리 팬들이 자랑스러운 게, 우리 팬들은 우리 노래 모두 다 외우고 있는거에요”라며 ‘다시’를 합창했다.

또한 팬들의 대형 현수막이 눈길을 끌었다. 마치 ‘응답하라 1994’를 보듯 ‘우리의 애인은 윤계상 당신입니다’ ‘같이 걸어가자. 그 언제까지’ ‘명품보컬 신의 소리 김태우’ ‘갓갤왔다’ ‘연인계상’ ‘우리 계상 오빠 최고’ 등으로 잠실주경기장을 꾸미며, 하늘색 풍선의 힘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god는 노장 아이돌의 힘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안정적인 라이브와 파워 넘치는 댄스를 쉬지 않고 노련하게 이어갔다. 각 노래마다 간격은 굉장히 짧았고, 3시간이라는 시간 안에 팬들과 더 많은 추억과 무대를 보여주겠다는 느낌이 확연히 들었다.

또한 과거 히트곡 ‘애수’ ‘어머님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거짓말’ ‘길’ ‘보통날’ ‘하늘색 약속’ ‘니가 있어야 할 곳’ ‘촛불하나’ 등 수많은 히트곡을 연이어 부르며 팬들의 떼창을 이끌어냈다. 특히 팬들과 화음을 맞추며 부르는 ‘촛불하나’는 장관이었다.

그러나 이날의 백미는 김태우가 아이디어를 낸 세레나데 무대였다. 손호영은 “오늘 특별하게 여러분들을 대표해서 딱 1분을 무대 위로 올리려고 합니다”라며 팬 한명을 불러 그들만의 세레나데를 불렀다. god 멤버들은 4만여 명의 팬 중 당첨된 그 한 명만을 위해 세레나데를 부르며 팬의 손을 잡고, 아이컨텍을 하고, 안아주기도 하며 팬들의 질투심을 제대로 샀다. 이때 박준형의 애정 넘치는 사랑으로 해당 팬의 엉덩이 부분을 안은 ‘나쁜 손’으로 god 멤버들과 현장 팬들을 당황시키며, 웃음을 자아냈다.
[리뷰] ‘15주년 앙코르 콘서트’ god, 끝 아닌 또 다른 시작
이날 god는 전국투어를 마친 뒤 마지막 앙코르 콘서트의 아쉬움이 남는 듯, 팬들과 더 소통하려했고, 다정한 눈빛을 전했다. 그런 지오디의 마음이 무대에 담긴 듯, 더블유자 무대와 특별 단독무대, 날개무대는 구석구석 곳곳에 있는 팬들을 마주하기에 딱 이었다. 또한 무빙카를 이용해 멀리 있는 관객석까지 다가가 팬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후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윤계상은 “내가 왜 망설였는지, 참 미안하기도 하고 너무 고맙다. 사랑해주시는 마음 담아서 우리 끝까지 이제 헤어지지 않고, 할 수 있는 한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지키겠다”며 앞으로 지오디의 활동이 계속 될 것임을 약속했다.

이어 데니는 “사실 제가 지오디가 잠깐 쉰다고 했을 때, 정말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일이 있었다. 그런데 잘 버티게 된 이유는 언젠가는 우리 god가 다시 뭉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그래서 지금 너무 행복하다. 여러분들과 god와 행복한 시간들을 정말 죽을 때까지 함께하고 싶다”라고 말하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 리더 박준형 역시 눈물을 흘리며 “오늘이 너무 아까워서 놓기가 싫다. 사실 여기 잠실 주 경기장 못 채울까봐 되게 걱정 많이 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자리를 채워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오늘 우리 멤버들 가족 다 왔는데, 이렇게 팬 분들까지. 뭔가 제일 큰 가족모임인 것 같아서 너무 고맙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이후 god는 팬들과 함께 가족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더했다.
[리뷰] ‘15주년 앙코르 콘서트’ god, 끝 아닌 또 다른 시작
마지막 앙코르 콘서트였지만, god의 시작을 다시 알리는 장이 되기도 했다. 언젠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에게 힘이 돼주고, 추억을 되새겨줄 수 있는 god만의 음악을 곧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편 god는 오늘(25일)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지는 ‘15주년 기념 앙코르 콘서트(15th Anniversary Reunion Concert Encore)’으로 9년 만에 재개한 8집 활동을 마무리 짓는다. (사진제공: sidusHQ)

한경닷컴 w스타뉴스 기사제보 news@wstarnews.com

▶ 신해철 상태, “의식불명 동공 반사 반응無…장기간 관찰 필요”
▶ [TV는 리뷰를 싣고] ‘미생’ 임시완의 가슴 뭉클한 성장
▶ 이혜원, “딸 안리원, 나랑 같은 절차 겪게 해 너무 미안하다”…왜?
▶ [인터뷰] ‘연애의 발견’ 문정혁, 우리는 모두 강태하였다
▶ 올리비아 핫세 딸, 해도 너무한 유전자 ‘이번 생은 흥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