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섭 KAIST 연구위원, ITU 표준화총국장 당선
한국인이 처음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표준화총국장에 진출했다.

ITU는 24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전권회의 본회의를 열고 이재섭 KAIST IT융합연구소 연구위원(54·사진)을 표준화총국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선거에서 이 후보는 터키의 아흐멧 에르딘 ITU 설립 150주년 이사회 부의장, 튀니지의 빌렐 자모시 ITU 표준화총국 연구분과장을 제치고 표준화총국장에 당선됐다. 한국인이 ITU 고위 선출직에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표준화총국장은 이동통신, 인터넷TV(IPTV), 정보보호 등 국제 ICT 표준 제정을 주도한다. ITU 사무총장, 사무차장, 전파총국장과 함께 4대 중책으로 꼽히는 자리다. 임기는 4년이고 연임도 가능하다. 국제 표준화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 국내 ICT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국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이 당선자는 1986년 KT 연구개발본부에서 일하며 표준화 업무와 첫 인연을 맺었다. 이듬해인 1987년부터 ITU에서 표준화 활동을 시작했다. 차세대 통신망, IPTV, 클라우드 컴퓨팅, 미래 인터넷 등의 기술 표준 마련에 관여했다. 관련 경력만 27년이 넘는 표준화 전문가다.

이 당선자는 “지난해 11월 한국 대표가 된 후 정부와 정보통신 관련 기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193개 회원국에 지지를 부탁했다”며 “한국 ICT 기술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27년간 국제 표준화 등에서 쌓은 네트워크 등이 투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