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보건당국 직원이 에볼라 감염 경로와 대응 수칙이 적힌 안내문을 들고 있다. 뉴욕EPA연합뉴스
뉴욕시 보건당국 직원이 에볼라 감염 경로와 대응 수칙이 적힌 안내문을 들고 있다. 뉴욕EPA연합뉴스
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서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그가 발병하기 전 뉴욕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뉴욕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국경없는의사회의 일원으로 에볼라 발병국 기니에서 방역과 환자 치료 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의사 크레이그 스펜서(33)가 에볼라 바이러스 검사결과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스펜서는 지난달 18일 출국, 약 한 달간 기니에서 머문 뒤 지난 17일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통해 뉴욕에 돌아왔다. 그는 귀국 엿새 만인 23일 오후 39.4도의 고열과 소화장애 증상을 보여 할렘가 자택에서 에볼라 치료 지정기관인 맨해튼의 벨뷰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보건당국은 스펜서와 접촉한 친구 3명을 격리하고, 그중 1명은 입원시켰다.

세계 금융중심지이자 미국의 관문인 뉴욕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뚫리자 뉴욕시는 물론 뉴저지 등 인근 지역 주민들도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스펜서가 입원 전날 밤 맨해튼에서 브루클린까지 지하철을 타고 볼링장에 갔으며, 돌아올 때는 택시를 탄 사실이 확인되면서 뉴욕 시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뉴욕시는 스펜서가 거주하던 아파트 출입을 통제하고 신용카드와 지하철 카드를 분석하면서 그가 접촉한 인물들을 확인하고 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에볼라 감염자와 지하철에서 같은 차량을 타고, 근처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다”며 공포심리 차단에 나섰다. 외신들은 그러나 지난 11일부터 뉴욕 공항에서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입국한 승객을 상대로 체온을 재는 입국 검사가 이뤄졌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에볼라 차단이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