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수도권 주택시장이 반등을 시작한 이후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어디일까. 정답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다. 수지 아파트값은 작년 8월이후 지난달까지 5.75% 뛰었다. 경기뿐만 아니라 서울과 인천을 통틀어서도 1위다. 판교테크노밸리 근무자들이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이곳으로 몰려든데다 신분당선 개통이 임박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분석한다.
용수철 튀듯 오른 용인 수지 집값
○용인 수지, 집값 반등 주도

용인 수지는 2000년대 중반 집값이 과열 양상을 보여 정부가 서울 강남 등과 함께 버블세븐 지역으로 분류한 곳이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2004년 1월부터 2008년 1월까지 4년간 53.4% 급등했다. 그러나 2008년을 고점으로 집값이 급락했다. 2008년 1월부터 작년 7월 사이 23.5% 떨어졌다. 경기 지역에서 하락률 1위였다.

용수철 튀듯 오른 용인 수지 집값
반전은 작년 8월부터 시작됐다. 작년 8월부터 올 9월까지 상승률은 5.75%다. 수도권을 통틀어 1위다. 경기 평균(1.54%)의 3.7배다.

중소형의 오름세가 가파르다. 풍덕천동 현대 전용 84㎡ 실거래가격은 2013년 초 3억1000만원에서 올해 9월 3억7000만원으로 뛰었다. 중대형도 상승세다. 동천동 효성화운트빌 아이파크 110㎡형은 최근 3개월 새 2000만원 상승해 5억4000만~5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풍덕천동 미래공인 관계자는 “중소형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아 최근 중대형까지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분당선·판교테크노밸리 후광

집값 반등의 일등 공신은 신분당선 개통이 임박했다는 점이다. 신분당선 연장구간(경기 분당 정자~수원 광교) 구간은 2016년 2월 개통 예정이다. 수지구간에는 동천역 수지역 성복역 등 3개 역이 생긴다. 신분당선이 개통하면 서울 강남역까지 3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조병택 풍덕천동 365공인 대표는 “환승 없이 강남까지 바로 연결되는 것이 매력”이라며 “환승을 해야 하는 분당신도시 외곽지역이나 죽전택지개발지구보다 수지의 인기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판교테크노밸리 종사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점도 반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판교에 회사를 둔 직장인들이 3.3㎡당 2100만원대에 달하는 판교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판교와 붙어 있는 분당신도시로 가자니 아파트가 너무 낡았다. 대안으로 수지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천동 A공인 관계자는 “판교테크노밸리 종사자들이 작년부터 전세로 들어오거나 집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집값 신분당선 역사 중심으로 재편

현지 중개업소들은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전망한다. 무엇보다 46만㎡ 규모의 제2 판교테크노밸리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 호재다. 수지를 베드타운으로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아파트값이 신분당선 역사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한다. 과거에는 죽전택지개발지구 동천동 풍덕천동 성복동 등의 순으로 집값이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신분당선 역이 생기는 동천동과 풍덕천동이 부상하고 있다. 이곳 아파트값은 죽전 아파트값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임현묵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수지는 대중교통 여건이 나쁜 곳 중 하나였지만 신분당선 연장을 계기로 주요 주거벨트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