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배당'에 안도한 증권가…"투자심리 불씨 살릴 것"
최근 주가 부진에 고전하고 있는 현대차가 중간배당 카드를 꺼내들자 증권가가 안도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현대차 3분기 성적표를 받아본 증권업계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영업이익이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줄어든 1조6487억원이었고,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9.7%에서 7.7%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어진 컨퍼런스콜을 통해 현대차가 "큰 폭으로 배당을 확대하겠다"고 바뀌자 증권가는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라며 환호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가 현대차에 대해 공통적으로 내놓은 분석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한국전력 부지 인수로 인해 악화됐던 투자심리를 배당 '불씨'가 살렸다는 것과 신차 효과 확인이 남은 과제라는 점이다.

◆"배당으로 주가 할인요인 해소될 것"

현대차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오히려 크게 반등했다. 5.88% 상승한 17만1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에 대해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주친화정책 강화 언급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정책이 그간의 주가 할인요인을 점차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장 연구원은 "한국전력 부지 매입 이후 외형성장 속도 둔화와 주주환원정책 감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짙었다"며 "현대차에서 배당 확대, 중간 배당 검토를 언급함에 따라 현대차와 현대차 우선주 주가 할인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올해 순이익 기준으로 배당성향을 10% 확대할 경우 현대차 우선주 배당 수익률은 전날 종가 기준 2.5%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통주는 1.6%로 추정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각각 6.2%와 7.4%에 그쳤다 .

◆ 3분기 '바닥론' 우세

주가 회복을 위한 마지막 퍼즐은 '신차 효과 확인'이다. 장 연구원은 "최근 기대보다 부진한 쏘나타의 경쟁환경이 더욱 악화됐다"며 "현대차 수익성이 의미있게 개선되기 위해선 신차 효과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차 쏘나타의 실적은 예정된 신차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고, 2018년 1000만대로 확대될 생산 능력이 실질적인 수요로 연결되는 것이 가능한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4분기 공장 출하는 전년 동기 대비 3.6% 이상 증가한 127만대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대차가 3분기 5만9000대의 국내 공장 차질을 4분기 특근으로 만회하고 해외 공장 증설로 연간 생산 목표를 초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분기엔 환율 영향이 축소 되며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를 바닥으로 향후 회복될 전망"이라며 "신형 LF쏘나타의 미국 판매 본격화, 유럽 신형 i20 출시, 환율 상승 등이 4분기 실적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하향하며 경계감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 NH농협증권 등은 현대차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평균 환율 상승으로 4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엔화 약세 심화에 따른 일본차 대비 가격 경쟁력 약화와 유럽 경기 둔화로 인한 2015년 판매량 증가율 기대치 하락은 주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