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比는 0.9% 성장…수출 ↓ 민간소비 ↑

올해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기 대비 0.9% 성장했다.

정부나 한국은행이 최근에 예상한 수준이다.

그러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3.2% 성장에 그쳐 5개 분기 만에 최저치다.

한은이 24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보다 0.9% 증가했다.

올해 1분기 0.9%에서 세월호 참사의 영향을 받은 2분기에 0.5%로 둔화한 성장률이 다시 1분기 수준의 회복세를 보인 셈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회복세가 미약하지만 3분기 성장률은 1분기 수준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며 "3분기에는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3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GDP 증가율 3.2%는 작년 2분기(2.7%) 이후 5개 분기 만에 최저치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작년 3분기 3.4%, 4분기 3.7%, 올해 1분기 3.9% 등 상승세를 보이다가 2분기(3.5%)부터 둔화됐다.

결국 2분기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덕분에 전기 대비로는 증가율이 올해 1분기 수준으로 높아졌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그렇지 못한 셈이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와 서비스를 중심으로 전분기보다 1.1% 증가했다.

이는 작년 3분기(1.2%) 이후 2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2분기에는 민간소비가 감소세(-0.3%)를 보였다.

이와 관련,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세월호 충격의 참사에서 벗어나 회복세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소비가 활성화됐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정부 소비도 2.2% 늘면서 2012년 1분기(2.4%)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여 내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중앙 정부가 재정을 보강한데다 지방 선거로 이연된 지방정부의 재정이 상당 부분 집행된 덕이다.

건설투자는 부동산 대책으로 미분양 주택이 소화되면서 2분기 0.4%에서 3분기 2.9%로 증가세가 확대됐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0.6%)도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수출은 LCD와 자동차,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전분기보다 2.6% 감소했다.

2008년 4분기(-4.3%) 이후 최대의 하락폭이다.

수출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도 작년 3분기(-1.1%) 이후 1년 만이다.

수출 부진의 원인은 엔저를 비롯한 환율 요인에 시장 경쟁(전자·전기)이 심화하면서 가공·중계 무역 등 대기업의 해외 현지 생산을 통한 수출 실적이 악화되고 파업(자동차) 등 특수요인도 가세한 영향이 컸다.

정 국장은 "중국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해외생산을 통해 중국에 넘어가는 수출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다만, 통관 기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다"고 설명했다.

수입도 전분기보다 0.7%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비행기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0.8% 줄었다.

설비투자는 기준금리 인하를 포함한 재정·통화 정책에도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경제활동별로는 수출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제조업이 LCD, 스마트폰을 위주로 0.9% 감소했다.

제조업의 마이너스 성장은 2009년 1분기(-2.4%) 이후 처음이다.

서비스업은 내수가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인 데 힘입어 도소매, 음식숙박, 금융·보험 등을 중심으로 1.4% 성장했다.

전기가스 수도업도 원자력 비중이 늘면서 4.7% 증가했고 건설업도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8% 늘었다.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의 악화로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2년 2분기(0.2%) 이후 최저 수준이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