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의 대부'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 "삼성전자 지금 사야할 때다"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사진)이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하기 좋은 시점이 왔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글로벌 경기에 대해서는 “금융위기 때와 같은 매도(short)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를 둘러보기 위해 한국을 첫 방문한 폴슨 회장은 23일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시각을 묻자 “현재 삼성전자는 매수하기에 좋다”고 답했다. 폴슨과 동행한 폴슨앤드컴퍼니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향후 가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4조1000억원까지 줄어든 3분기 영업이익과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 둔화 우려로 6월 말 132만2000원에서 이날 109만4000원까지 20.84% 급락한 상태다.

글로벌 경제에 대해서는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폴슨 회장은 “글로벌 경제에 몇 가지 ‘쇼트(매도) 시그널’이 보인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이 지났으며 그때와 같은 신호가 나와 가까운 미래(in the near future)에 매도포지션을 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폴슨 회장은 2007년 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 단숨에 월가의 거물로 떠올랐다. 폴슨 회장이 1994년 설립한 폴슨앤드컴퍼니는 금융위기 당시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을 감지하고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을 기반으로 한 파생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DO)를 매도하면서 150억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폴슨앤드컴퍼니는 약 200억달러(21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헤지펀드협의회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폴슨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국내 연기금 운용사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4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헤지펀드 시장을 진단하는 한편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가능성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폴슨 회장과의 간담회에는 황성택 트러스톤 자산운용 사장,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 박민호 사학연금 최고투자책임자(CIO), 김영성 공무원연금공단 해외투자팀장, 박재흥 금융감독원 사모펀드팀장 등이 참여했다.

황정수/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