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파업에 발목 잡힌 현대車, 영업익 18% 감소
현대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했다. 지난 2분기에도 현대차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줄었다.

환율·파업에 발목 잡힌 현대車, 영업익 18% 감소
현대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3분기 실적발표회를 열고 매출 21조2804억원에 영업이익은 1조6487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완성차 판매는 112만8999대로 집계됐다. 완성차 판매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와 2.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2조101억원)보다 18.0% 급감했다.

이 같은 분기 영업이익은 2010년 4분기(1조2370억원) 이후 4년 만에 최저다. 영업이익 감소율 역시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실적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가파른 것이며, 2분기 연속 두 자릿수 하락도 처음 있는 일이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했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사장)은 “판매는 늘었지만 원·달러 평균 환율(1028원)이 2008년 2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한 데다 파업으로 5만9000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지는 등 수익성 부담 요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1~3분기 누적 실적에서도 판매(362만4837대)와 매출(65조6821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3.6%와 0.5% 늘었지만 영업이익(5조6743억원)은 9.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본부장은 신차 출시와 판촉 강화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오는 30일 대형 신차 아슬란(사진)에 이어 풀체인지(완전변경)한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을 내년 상반기 중에, 풀체인지 아반떼를 하반기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특히 신형 쏘나타 판매가 예상에 못 미치는 데 대해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계기로 할부금융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연비 개선을 위해 미국 판매용 쏘나타에 1.6터보엔진과 GDI엔진 등을 장착해 다운사이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주가가 하락한 것과 관련해선 “(주주들에 대한) 배당폭을 늘리고 내년에는 중간 배당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는 영업일수가 많고 신차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환율만 지금 수준으로 받쳐준다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허란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