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배 동국대 교수가 아트사이드 전시장에 걸린 프레스코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원배 동국대 교수가 아트사이드 전시장에 걸린 프레스코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천 강화면에 있는 전등사 무설전에는 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린 후불(後佛) 천장벽화가 있다. 오원배 동국대 교수(61)가 2012년 10월 완성한 작품으로 국내 법당에 그려진 1호 프레스코화다.

오 교수는 30여년 전 파리 국립미술학교 유학 시절 프레스코를 배웠다. 그 후 세 차례 파리를 찾아 기법을 닦았다. 그는 다음달 19일까지 서울 통의동 갤러리 아트사이드에서 프레스코 그림 28점을 선보이는 개인전 ‘순간의 영속: 그리기의 위대한 노역’을 연다. 2007년 개인전에서 프레스코 4점을 걸었던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모든 작품을 프레스코화로 채우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22일 전시회장에서 만난 오 교수는 대화의 대부분을 프레스코 기법을 설명하는 데 썼다. 그는 “프레스코화를 알려면 화학작용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생석회에 물을 섞으면 수산화칼슘이 되는데 이게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만나 탄산칼슘이 된다. 이 회반죽을 벽에 칠하고 반죽이 마르기 전에 물에 갠 안료로 그림을 그린다. 그림이 마르면서 엷은 막이 생기고, 마모에 강한 프레스코가 완성된다.

“프레스코 작업은 긴박하고 엄격한 노역입니다. 반죽이 마르는 20시간 안에 작업을 끝내야 하기 때문에 앉은 자리에서 떠날 수가 없거든요. 실수가 용인되지 않기 때문에 준비과정이 까다로워요.”

그는 프레스코란 이런 것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프레스코를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작품을 통해 알려주고 싶었어요. 더불어 인류 최초의 미술 작품으로 평가되는 알타미라 벽화가 석회암 동굴에 그려진 프레스코일 만큼 이 기법은 서양 예술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기법입니다.”

화면을 채우는 소재는 파리의 지붕과 굴뚝이다. 작가가 프랑스 유학 시절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02)725-1020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