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일본 덮친 먹구름이 밀려온다
일본은 25년째 장기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 전체 주택 6000만채 가운데 13.5%인 820만채가 비어 있다. 초저금리가 계속되고 있지만 일본인들은 돈을 빌리기는커녕 대출금만 갚는다. 소비와 투자, 저축 등 경제 모든 분야가 침체됐다.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니 출산율이 떨어지고 인구가 줄어든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가 일본된다》에서 일본에서 나타나는 성장시대의 종말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 돼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경제성장률과 물가, 투자, 금리가 역사상 최저 수준에 머무는 ‘신 4저 시대’의 모습을 유럽과 미국은 물론, 한국과 중국도 닮아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일본은 경제적 불황에서 시작된 변화가 정치,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전환형 복합불황’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단기 부양책에만 급급한 정부정책으로 재정도 고갈되고 있다.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청년들의 일자리도 감소하고 있다.

저자는 아베 정권 이후 ‘우경화 경연장’이 된 일본의 모습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정치인들이 실제보다 미화된 과거의 모습을 다시 끄집어내 우경화된 전체주의로 복합불황을 덮으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전환형 복합불황 시대는 파이가 줄어들어 누구든지 노력만 하면 잘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성취를 최고로 여기던 성장시대의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은 줄어드는 소득과 소비에 맞춰 욕망을 조절하고, 기업은 창의적인 산업에 투자해 새로운 ‘행복 방정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