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현대차 수익성 4년 만에 최저…"4분기 개선 가능"
현대차의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이 7.7%를 기록, 2010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이로써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유지해온 연간 영업이익 8조원 달성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현대차의 올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5조6743억원이다.

증시전문가들은 "환율 등 그간 악화된 영업환경을 그대로 반영한 성적표"라면서 "판촉비용을 많이 써 판매량을 늘릴 수는 있지만, 수익성이 나빠지는 것은 주가에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23일 현대차는 서울 본사에서 2014년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갖고 올 3분기까지(1~9월) 누계 실적이 ▲판매 362만 4837대 ▲매출액 65조 6821억원(자동차 53조 3351억원) ▲영업이익 5조 6743억원 ▲경상이익 7조 8214억원 ▲당기순이익 5조 9931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기대치)인 1조7508억원을 1000억원 가량 밑돌아 '어닝 쇼크'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8%대 아래로 내려가 7.7%. 이는 2010년 4분기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익성이다. 영업이익률 직전 최저치는 2010년 4분기에 기록한 6.7%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글로벌 판매가 늘어났지만, 올해 평균 환율이 전년 동기보다 큰 폭으로 하락해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3분기에는 평균 환율이 2008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었고,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국내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는 등 수익성에 부담 요인들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3분기까지 글로벌 시장 누적 판매수는 실제로 362만4837대를 기록해 전년에 비해 3.6% 늘어났다. 매출액도 따라서 전년 동기의 20조8194억원에 비해 4700억원 가량 늘어난 21조2805억원으로 집계됐다.

류연화 아이엠투자증권 자동차담당 연구원은 이에 대해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와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았는데 이는 환율 등 악화된 영업환경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와 매출액은 판촉비용 등을 집행해 끌어올릴 수도 있지만, 수익성이 나빠지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라며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현대차의 영업이익률 예상치는 8.1% 정도였는데 7.7%로 더 낮게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증시에선 일단 주가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이를 증명하듯 현대차 주가는 장중 한때 17만2500원까지 급상승, 7% 가까운 주가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업이익이 1조6000억원도 밑돌 것이란 심각한 '어닝 쇼크' 공포가 이번 실적 발표로 인해 대부분 해소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등장한 '배당 증가' 발언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김형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완성차 업체들의 평균 배당성향인 30%대에 비해 현대차는 6~7% 정도로 현저하게 낮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배당을 늘리겠다'라고 컨콜에서 발언한 것은 분명 주주환원정책 측면에서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4분기 영업이익률은 3분기 대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3분기는 환율과 파업 영향이 너무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4분기엔 환율 부담이 사라지고 파업 이후 공장 가동률도 높아질 것으로 보여 전기 대비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경쟁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 과거 10%대 수익성을 기대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