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실적시즌, 이번주 '피크'…관전 포인트는?
올해 3분기 실적시즌이 이번주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LG생활건강 SK하이닉스 등이 이미 성적표를 내놨고, 현대차 POSCO S-Oil 호텔신라 등 업종 대표주들의 실적이 대부분 이번 주에 공개된다.

증시전문가들은 대내외적으로 증시를 지배할만한 뚜렷한 모멘텀(상승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실적에 따른 주가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35분 현재 전날보다 0.15% 내린 1933.98을 기록 중이다.

최근 하루가 다르게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는 코스피는 이날도 하락 출발 후 1930선 중반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해 장세를 이끌 만한 주도적인 재료가 없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수급적으로는 외국인이 지난 20일에 이달 들어 처음으로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매수 규모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만큼 확실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가운데 자동차 대표주인 현대차가 이날 오후 2시 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3분기 실적발표가 이번주에 '피크'를 찍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실적에 의해 주가가 등락을 결정하는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0일 '어닝쇼크(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 수준에 준하는 실적을 발표한 LG화학의 급락과 실적 우려로 인한 현대차그룹주(株)의 동반 '추락'은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 금호석유 KT&G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고, LG화학과 삼성중공업은 부진한 성적을 내놨다"며 "종목별로 실적에 따른 주가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체적으로는 영업이익 전망치의 하향조정 강도가 최근 들어 둔화되고 있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발표가 잇따르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실적 눈높이 조정과정이 좀 더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3분기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당초 2분기 대비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지난달에만 -9.2% 하향 조정돼 2분기 수준으로 내려왔고, 당기순이익도 -11.2% 조정돼 오히려 2분기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까지 기업들의 실적발표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익 추정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업종에 대해서는 투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익추정치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는 업종은 자동차 에너지 화학 조선 등 경기민감 대형주들이 속해 있는 섹터인 반면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통신 화장품 증권 등은 상대적으로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최근 조선과 화학 관련주들의 동반 급락에서 알 수 있듯이 관련 종목들의 주가 연동성이 높아지는 것도 실적 장세의 특징이란 설명이다. LG화학이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하자 같은 업종인 롯데케미칼 등 화학주들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인 것은 이 같은 설명을 뒷받침한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 실적시즌의 초반 결과는 수출주와 경기민감주에 대한 보수적인 대응을 시사한다"며 "내수주와 정책수혜주 중심의 대응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