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여부에 대해 “지배구조 문제 등과 관련해 중국과의 이견이 해소되면 가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제2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 한국 특파원단과 가진 만찬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측에서 요구하는 것은 AIIB가 국제기구에 걸맞은 지배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난 21일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과의 양자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양측의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AIIB의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이사회를 비상임 기구로 두고, AIIB 산하 투자위원회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자본금을 출자한 국가의 인사들로 구성되는 이사회를 상임기구로 둬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이어 “지배구조 외에 세이프가드 도입 여부와 관련해서도 중국 정부와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세이프가드란 환경·노동·적성국가 등에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AIIB의 투자를 제한하는 것을 뜻한다.

최 부총리는 미국의 반대가 한국의 AIIB 가입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미국 측이 우려하고 있는 것도 지배구조와 세이프가드 두 가지 문제”라고 답했다. 24일 AIIB 참여 의사를 밝힌 국가들 간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한국이 참석할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현재로선 참석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