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개월간 억류하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을 전격 석방했다. 마리 하프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파울이 풀려나 미국 항공기를 타고 북한을 떠났으며 괌을 거쳐 오하이오주 고향에 있는 가족을 향해 돌아오고 있다”며 “북한의 석방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백악관도 “(북한의) 파울 석방은 긍정적인 결정”이라고 논평했다. 이어 “우리는 케네스 배와 매튜 밀러 등 두 명의 미국인이 계속 수감돼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추가 석방을 촉구했다.

파울은 지난 4월 함경북도 청진을 여행하면서 성경책을 몰래 유포한 혐의로 5월7일 출국 과정에서 체포돼 기소 절차를 밟고 있던 중 풀려났다. 북한은 파울의 석방에 과거와 같이 미 당국의 특사 파견 등을 요청하지 않고 이례적으로 미국 항공기의 영토 진입을 허용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동지께서 (버락)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의 거듭되는 요청을 고려해 미국인 범죄자 제프리 파울을 석방시키는 특별조치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석방의 다른 이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양국 간 갈등의 원천을 줄여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인 억류자 김정욱 선교사를 석방하라고 북한에 촉구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김대훈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