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GE '윈윈'한 이별…GE, 10년간 배당 5300억 받아…현대차, 지분 산 뒤 상장땐 이익
GE가 10년 만에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비주력 사업의 정리’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012년부터 한국시장에서도 시작된 금융계열사들 철수의 연장선이라는 것. GE는 2012년 8월 한국 금융투자 부문인 GE캐피탈코리아를 현대캐피탈에 팔았고, 지난해 말과 올초엔 부동산 투자 계열사인 GE리얼에스테이트, GS자산관리코리아를 각각 오픈베이스와 한국토지신탁에 매각했다.

가장 덩치가 큰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지분 매각은 한국 철수의 마지막 단계로 꼽혀왔다. 두 회사로부터 지난 10년간 배당금으로만 5300억원을 벌어들였기 때문에 GE는 큰 부담 없이 지분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별도의 매각 차익도 2000억~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국내 할부금융시장 전망이 어둡다는 게 지분 매각의 또 다른 요소로 지적된다. 현대캐피탈은 GE가 지분을 인수한 이후 2006년 12조667억원이었던 자산이 지난해 22조389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한때 6671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4391억원으로 3분의 1가량 줄었다.

GE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지분 매각을 위해 올초부터 몇몇 국내 금융지주사 등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적합한 대상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가 지분 재매입에 나선 것은 인수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데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전 총 1조3000억원 정도에 매각한 뒤 자산이 두 배 이상 늘어난 두 회사의 지분을 1조5000억~2조원에 인수하는 것은 밑지는 장사가 아니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GE의 보유지분을 모두 사들인 후 상장하면 인수에 들어간 돈보다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카드 관계자는 “GE가 보유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GE와 결별하더라도 회사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효/이지훈/좌동욱 기자 hugh@ha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