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주도 아니고 하루 5%씩 등락…대형株 '요요현상' 심각하네
코스피지수가 널을 뛰는 것처럼 위아래로 요동치고 있다. 지난 17일 0.95% 하락했던 코스피지수는 다음 거래일인 20일 1.55% 반등했다가 21일 다시 0.77% 떨어졌다. 몸집(시가총액)이 커 움직임이 둔한 대형주도 하루 5%씩 오르고 내리는 일이 예사일 만큼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3분기 기업 실적, 미국 금융당국의 정책기조, 유럽과 중국의 경기 등 변수가 남아있어 지수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잡주도 아니고 하루 5%씩 등락…대형株 '요요현상' 심각하네
◆한층 심해진 널뛰기 장세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된 대형주들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이달 들어 평균 15.7까지 높아졌다. 최근 1년 평균치인 12.9를 3포인트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지난 17일 이 지수는 18.65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개별 종목들의 주가 변동폭도 커졌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50위 이내 대형주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7개 종목이 하반기 들어 20% 이상 주가가 오르내렸다. 아모레퍼시픽(49.02%), SK C&C(48.95%)가 이 기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기(-29.42%), 현대중공업(-36.16%), OCI(-45.52%) 등은 주가가 반 토막에 가까울 만큼 큰 폭으로 빠졌다.

전문가들은 저렴해진 주가 외에는 이렇다 할 호재가 안 보이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지수 변동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지수의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없다 보니 작은 호재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설명이다.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사는 동시에 약세가 예상되는 종목을 공매도(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전략을 쓰는 롱쇼트펀드의 영향력이 커진 것도 변동성 장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롱쇼트펀드가 많아지면서 악재가 있는 종목에 한꺼번에 공매도 물량이 몰리고, 주가가 지나치게 빠졌다 싶으면 바로 쇼트커버링 움직임이 나타난다”며 “과거 약세장과 비교할 때 증시 변동성이 훨씬 더 커졌다”고 말했다. 쇼트커버링은 주가 조정 후 공매도한 주식을 되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거래량이 수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질 땐 주식 투자를 삼가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단기 차익을 노리고 변동성 높은 주식을 샀다가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활발하게 주식을 사고판 결과로 변동성이 커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대부분의 큰손들은 조용히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며 “변동성이 커진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적어 매수·매도 호가 차이가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량이 증가하고 변동성이 작아질 때가 지수의 바닥”이라며 “바닥이 분명해지는 시점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로 전날보다 14.78포인트 하락한 1915.28에 장을 마쳤다.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던 기관이 14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낙폭이 커졌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7.3%로, 당초 추정치 7.2%를 소폭 웃돌았지만 지수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유럽 경기 둔화, 3분기 상장사 실적에 대한 우려 등 악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시총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는 각각 2.08%와 1.18% 하락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