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우베 숄츠와 베토벤 교향곡 제7번
최근 국립발레단의 가을 정기공연을 봤다. 전반부는 우베 숄츠가 1991년 안무한 베토벤의 교향곡 제7번이었다. 음악적 분위기를 잘 살린 것을 넘어 이 곡 전체의 음악적 구조를 춤으로 정교하게 분석한 걸작이었다.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마치 살아 숨 쉬는 음표를 연상시켰다.

내면이 우울했던 안무가 우베 숄츠가 이 곡의 희열을 이토록 놀랍도록 표현했다니!

1악장이 끝나자 조심스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조심스러워야 했던 건 콘서트에서는 악장간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일단 참았지만 다음 악장부터는 망설이지 않고 쳤다. 악장간 박수가 사라진 것은 19세기 중반부터 클래식 음악 ‘신성화’로 생겨난 에티켓이다. 그러나 춤에서는 다르다. 만약 작품이 엄숙했다면 박수가 없는 편이 나았겠지만 교향곡 제7번의 경우엔 치기를 잘한 것 같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