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건조기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얘기를 듣고 친환경대전 방문을 신청했어요. 직접 만든 건조기로 버섯이나 고구마를 말려 먹으려고요.”

친환경대전이 열린 코엑스 B홀에서는 친환경적인 생활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교육의 장’이 열렸다. 박람회 참가 기업은 물론 협회, 단체 등이 준비한 80여개의 친환경 체험 프로그램이 전시장 곳곳에서 이어졌다.

관람객이 많이 몰린 곳 중 하나는 마을기술센터 핸즈가 개최한 ‘스티로폼 햇빛 건조기’를 만드는 교육장이었다. 스티로폼에 구멍을 뚫은 뒤 바람이 통하는 채를 붙이고 스티로폼 위에 열이 잘 통과하는 플라스틱 판을 덧대면 음식물 건조기가 완성된다. 건조기 안에 음식물을 넣고 햇빛에 한나절 두면 음식이나 음식물 쓰레기가 말린다. 서울 금천구에서 교육에 참여한 서모씨(40)는 “굳이 비싸고 전기가 많이 드는 음식물 건조기를 구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롯데백화점과 환경재단이 함께 연 ‘에코 체험 프로그램’에도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음료수 병뚜껑에 색을 덧입혀 장신구 만들기, 아이스크림 막대에 그림을 그려 책갈피 만들기, 양말로 인형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병뚜껑으로 뱃지를 만들어 메고 있던 가방에 단 이민재 군(13)은 “집에 돌아다니는 병뚜껑으로 예쁜 장신구를 만들어 보니 신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서는 금속 캔을 이용해 각종 모형을 만드는 체험존을 열었다. 부스를 방문한 중·고등학생들은 음료수 캔을 잘라 잠자리, 로봇 등을 만들어 가져갔다. 서울자동차고에서 온 김태훈 군(19)은 “음료수 캔으로 새를 만들었다”며 “무심코 버리던 음료수 캔을 이용해 다양한 모형을 만들어 보니 새삼 ‘버릴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인 커피팩토리는 커피를 내리고 남은 잔여물로 친환경 바이오 연료인 ‘커피팰릿’을 만드는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에스프레소 추출 기기로 커피를 내린 뒤 남은 원두가루에 톱밥과 전분을 섞으면 완성되는 커피팰릿은 숯 대용으로 쓸 수 있다. 일반 숯보다 유해물질이 적고 화력도 좋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인천 영선고 생명과학동아리에서 이곳을 찾은 주희영 양(17)은 “커피 찌꺼기가 방향제로 활용되는 것은 알았지만 연탄 대신 연료로 쓸 수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며 “커피 찌꺼기 재활용 방안을 새로 알게 돼 유익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