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직원들이 지난 6월 베트남 탄호아성 어린이병원에서 안면기형 수술을 받은 어린이와 보드게임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SK 제공
SK 직원들이 지난 6월 베트남 탄호아성 어린이병원에서 안면기형 수술을 받은 어린이와 보드게임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SK 제공
임직원 재능기부로 314개 기관 도움…베트남 얼굴기형 어린이 무료수술도
SK그룹의 사회공헌은 나눔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히 물고기를 나눠주는 일시적인 접근이 아니라 나눔을 통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는 원칙에서다. 이에 따라 SK그룹의 사회공헌은 긴 호흡을 갖고 장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철학이 가장 잘 반영된 것이 인재양성을 통한 사회공헌이다. SK는 ‘사람을 키워 국가와 사회에 보답한다’는 인재보국(人材報國)을 중요한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적 기업 분야의 인재 양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이 분야에 대한 전문가 양성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SK는 지난해 2월 KAIST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개설했다. 사회적 기업가 MBA 과정은 정규 MBA 경영과목을 포함해 사회적 기업 창업 역량개발과 배양을 위한 핵심 과목으로 구성됐다. 창업 멘토링, 인큐베이팅, 투자 유치 등 실질적인 지원 프로그램도 다수 포함됐다. KAIST의 우수한 교수진이 직접 강의하고, 철저히 현장 체험 위주 교육으로 졸업 직후 곧바로 사회적 기업을 창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SK 임직원의 직무 재능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인 ‘프로보노(Pro Bono)’도 사회적 기업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프로보노는 개인이 가진 재능을 공익적 목적으로 기부하는 봉사활동으로, SK는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이 활동을 시작해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600여명의 임직원들이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사회적 기업, 소셜 벤처, 비영리단체 등 공익단체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활동을 해왔다. 도움이 필요한 기관이 SK에 지원을 요청하면 해당 분야의 경력과 지식을 겸비한 임직원이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을 했다. 이런 방식으로 SK프로보노는 지난해까지 314개 기관, 413건을 자문했다.

SK프로보노 덕분에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박물관 체험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 놀이나무는 2010년 설립 초기부터 SK프로보노의 도움을 받은 덕분에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도 전년 대비 170% 성장했다.

친환경 세제 및 기능성 화장품을 제조하는 제너럴바이오는 착한 소비를 강조하는 광고 방안을 고민하다 SK에 문을 두드렸다. SK프로보노들은 착한 소비를 소개하는 단순한 슬로건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구매자가 ‘개념소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시킬 수 있는 마케팅 방안을 동원하자고 제안했다.

취약계층을 후원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자립을 통한 구조적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진다.

SK는 취약계층 청소년들이 직업교육을 통해 전문 직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1년간 무료로 직업교육을 해주는 ‘SK해피스쿨’을 운영 중이다. SK해피스쿨은 전문 요리사를 양성하는 해피 쿠킹스쿨, 전문 뮤지컬 배우를 양성하는 해피 뮤지컬스쿨, 자동차 정비기능사와 보수도장 기능사를 길러내는 해피 카스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분야의 인재를 양성한 뒤 산업계 및 공연계와 연계해 취업 알선까지 해주고 있다. 취업을 통해 자립기반을 잡을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SK 해피스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00여명의 예비 직업인을 배출했다.

SK는 2005년부터 연말마다 SK행복나눔계절을 선포하고 어려운 이웃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돕고 있다. 해마다 SK그룹 계열사 전체가 참여하는 김장나눔봉사가 대표적이다. 결식아동돕기 기부 캠페인, 행복나눔 바자회 등을 연말에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이다. SK는 지난해까지 18년째 베트남 얼굴기형 어린이 무료수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996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으로 3200여명의 어린이가 꿈과 희망을 갖게 됐다. 대학생 자원봉사 단체인 ‘써니(SUNNY)’는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취약계층 청소년들의 공부 길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