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하트 디 알바자
반하트 디 알바자
여성용 핫팬츠처럼 허벅지가 그대로 드러나는 반바지, 통이 넓고 나풀거리는 와이드 팬츠, 헐렁한 농구 팬츠….

서울 장안동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지난 17일 개막한 ‘2015 봄·여름(S/S) 서울패션위크’에서 디자이너들이 제시한 내년 남성복 트렌드다. 거리 감성을 담은 ‘스포티즘 룩’에 편안한 실루엣의 ‘컴포트 룩’을 결합한 스타일이 패션쇼의 주를 이뤘다.

고태용 디자이너의 ‘비욘드 클로젯’은 자유분방한 고교생을 주제로 자수 문양의 스타디움 점퍼, 농구 팬츠 같은 반바지 등을 발표했다. 권문수 디자이너의 ‘문수 권’은 한강을 주제로 농구 팬츠에 화이트 턱시도 재킷, 스타디움 점퍼에 와이드 팬츠 식의 믹스매치 룩을 선보였다. 최철용 디자이너의 ‘씨와이 초이’는 와이드 팬츠로 하의는 편안하게, 어깨 부분 스터드 장식으로 상의는 강렬하게 꾸몄다.

장형철 디자이너의 ‘오디너리 피플’은 다양한 색상의 도트 프린트를 롱 코트, 트위드 재킷 등에 재치 있게 활용했다. 빅 슬리브리스 셔츠, 롤업 팬츠로 편안한 남성복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박성철 디자이너의 ‘라인 오어 서클’은 파스텔 톤의 가벼운 색상에 부드러운 소재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을 발표했다. 홍승완 디자이너의 ‘로리엣’은 실내용 가운을 연상케 하는 오버사이즈 재킷, 와이드 스트링 팬츠로 잠들기 전 침실에서도 입을 수 있을 정도의 편안한 스타일을 제시했다.

로리엣(왼쪽), 비욘드 클로젯(오른쪽).
로리엣(왼쪽), 비욘드 클로젯(오른쪽).
이번 행사에는 프랑스의 3대 백화점 중 한 곳인 갤러리 라파예트 등 전 세계에서 130여명의 바이어가 참석해 높아진 ‘K패션’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중국에서도 11명의 바이어가 찾아 한국 패션에 대한 중국 업계의 관심을 보여줬다.

중국 바이어들은 정두영 디자이너의 ‘반하트 디 알바자’, 이주영 디자이너의 ‘레주렉션’, 최철용 디자이너의 ‘씨와이 초이’ 등 디자이너의 감각과 개성이 강렬하게 부각되는 브랜드를 선호했다. 특히 블랙과 화이트가 섞인 프린트 재킷, 오간자 블루종 등 세련된 비즈니스 룩으로 호평받은 ‘반하트 디 알바자’는 쇼 직후 완판됐다.

중국 상하이, 항저우, 닝보에 매장이 있는 대형 편집매장 JDC의 바이어가 반하트 디 알바자의 수출용 20벌을 모두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JDC 측은 지난 3월 ‘2014 가을·겨울(F/W) 서울패션위크’ 때도 반하트 디 알바자 제품을 대거 구매한 바 있다.

정 디자이너는 “이탈리아 미래주의 화가 자코모 발라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재해석한 컬렉션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며 “이번 컬렉션은 중국 바이어와 대기업에 반하트 디 알바자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2015 S/S 서울패션위크는 22일 폐막한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