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향기사업 브랜드인 ‘에코미스트’를 운영하는 이영하 사장(오른쪽)이 고객들과 상담하고 있다.  ‘에코미스트’ 제공
천연향기사업 브랜드인 ‘에코미스트’를 운영하는 이영하 사장(오른쪽)이 고객들과 상담하고 있다. ‘에코미스트’ 제공
서울 구로구 구로3동에서 천연향기 마케팅사업인 ‘에코미스트’를 운영하는 이영하 사장(55)은 사업을 시작한 지 8개월째 접어든 지난달 월 매출 700만원에 순이익 300만원을 벌었다.

“조그만 액세서리 업체를 운영 중인데요, 수익성이 나빠져 고민하다가 투잡 개념으로 무점포사업을 시작했는데 매달 고정 수입이 들어오니 노후 연금처럼 활용할 생각입니다.” 이 사장은 건설회사에 다니다 건강이 나빠져 회사를 그만두고 몸을 추스른 후 10년 전 ‘보디 피어싱’ 액세서리 수출 회사인 ‘엘피코퍼레이션’을 설립했다. 액세서리 사업의 연간 매출은 5억원 정도로 그럭저럭 회사를 잘 꾸려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 엔화 약세로 매출이 뚝 떨어져 회사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렇다고 당장 하던 사업을 접고 새로운 사업을 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컸다.

○무점포사업은 투잡으로도 가능해

결국 이 사장이 선택한 것은 ‘투잡’이다. 원래의 사업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돈이 적게 드는 무점포 사업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이다. 구로동 아파트형 공장 건물에서 오랫동안 회사를 운영한 이 사장은 주변 지인들과 이야기하다가 사무실 실내환경을 쾌적하게 만드는 것이 사업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부업으로 시작해서 회사 운영에 보탬을 주고, 사업이 커지면 고정적인 노후 자금도 마련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에코미스트를 시작했다. 근무 시간이 자유로운 이 사장은 자투리 시간에 주변 사무실을 돌면서 고객 사무실이나 점포를 찾아가 향기분사기에 향기를 리필해주고, 주변 아파트형 공장 건물을 돌아다니며 고객 상담도 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가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창업 1년 후 절반이 조금 넘는 55.3%가 생존하고 3년이 지나면 28.9%, 5년이 지나면 17.7%로 떨어져 10명 중 채 2명도 생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인구 5명 중 1명이 창업 준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점포 사업 아이템은 점포창업 때 안는 고정비 부담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실패했을 때 타격이 작아 다시 재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청소업·출장 세차…

에코미스트 사업은 투자비가 1000만원에 불과한 소자본 창업 아이템이다. 악취와 세균, 곰팡이 등을 제거해 건강하고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드는 서비스업인 셈이다. 가맹점 경영주는 에코미스트의 친환경 향기제품을 이용해 향기·소독·새집증후군 개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국에 90여개의 가맹점이 운영되고 있다.

무점포 창업 중 가장 일반적인 업종은 청소업이다. 청소업체 ‘크린보이’는 일반 가정보다 오피스, 병원,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다. 계단, 엘리베이터, 화장실처럼 청소하기 어렵거나 자주 관리하지 못하는 공간을 전문적인 기술을 활용해 청소를 대행하는 방식이다. 청소대행은 대부분 연간 계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관리만 잘하면 장기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창업비는 2750만원 든다. 실내환경사업 ‘반딧불이’는 새집증후군, 빌딩증후군, 아토피 문제를 오존 기술을 적용해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사업이다. 천연원료와 첨단 기계를 이용해 유해 미립자와 유해물질을 모두 없애주는 서비스업이다. 창업비는 5000만원 내외다.

청년들은 ‘출장 세차 및 광택사업’도 괜찮다. 맞벌이나 일반 가정에서는 세차를 하거나 광택 서비스를 받으려면 차를 운전해 서비스센터를 직접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고 번거로웠다. 하지만 ‘덴트콜’은 직접 소비자의 집으로 찾아가 세차와 광택서비스를 하는 무점포 사업이다. 창업비는 교육의 종류별로 1600만~2600만원 든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무점포 창업은 영업이 관건인 경우가 많아 투자비가 적더라도 얼마나 발품을 파느냐에 따라 매출이 좌우된다”며 “일정수의 고객을 확보할 때까지 꾸준히 인내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