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조의 파업에 따른 출고 지연으로 지난 9월 이후 구매 계약을 철회한 고객이 1000명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도 3만대에 달해 지난해 수준(2만3271대)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14~15일 ‘2014년 임금·단체협상’을 위해 집중 교섭을 벌였지만 임금 인상 수준과 통상임금 확대 등 핵심 사안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사는 20일 다시 만나 집중 교섭을 벌이기로 했지만 입장차가 커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아차 노조는 8월22일부터 이달 2일까지 총 8차례에 걸쳐 48시간 부분 파업을 했다. 이 기간 회사 측이 공식 집계한 생산 차질은 2만2700여대로, 매출 손실이 3900억원에 달했다.

기아차 노사는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2일 임금협상을 마무리하자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섰다. 그러나 양측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기아차 노조는 지난주 14·15·17일 총 24시간 동안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교섭이 있는 날에는 파업을 자제하는 노동계 관행과 달리 14~15일 집중 교섭을 하면서 파업을 벌이는 강수를 둔 것이다.

공식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이에 따른 올해 생산 차질이 3만대, 매출 손실이 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해 7일간 총 52시간 부분 파업을 단행했고 회사는 생산 차질 2만3271대에 4135억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입었다.

생산 차질이 늘어나면서 기아차 사측은 물론 협력업체들도 최근 신차 출시에 따른 상승세가 꺾일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기아차가 지난 6월 출시한 신형 카니발은 현재 출고 대기 물량이 1만2000여대에 이른다. 지금 주문하면 3개월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8월 말 내놓은 쏘렌토도 주문이 9500여대 밀려 있다. 최소 75일은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기아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6월에 25.4%까지 내려갔지만 두 신차 덕에 지난달 30.1%까지 높아졌다. 기아차 서울 강동지역 대리점의 한 영업사원은 “본사에서 ‘손님 더 떨어질 수 있다’며 계약 이탈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노조 파업으로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9월 이후 계약을 취소한 고객이 1000명은 넘은 것으로 현장에선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