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제작해보고 사업화에 대해 정부 출연연구소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17일 서울 서초동 리더스빌딩에 ‘창업공작소’를 설치했다. 작년 말 예비창업자를 위해 대전 ETRI 본원에 창업공작소를 처음 개설한 데 이어 서울에도 별도 공간을 마련했다. 다른 창업 지원 공간과 비교할 때 과학분야 전문가인 출연연 연구원들로부터 사업화 세부 조언은 물론 기술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창업공작소는 아이디어 구상부터 시제품 제작, 전문가 상담, 창업까지 한 곳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원 내용에 따라 창작 소통 창의 등 세 곳의 공간으로 구분된다. 창작 공간에서는 플라스틱과 금속 소재 등을 이용해 시제품을 제작하는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할 수 있다. 각종 전자기기를 제작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아두이노 기판을 비롯해 무선통신과 전자태그(RFID)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간단한 기능의 로봇과 드론 등을 만들 수 있다는 게 ETRI 측 설명이다. 시제품 제작 비용은 무료다. 다만 고가의 소재를 사용하는 등 비용이 일정 금액을 넘을 경우엔 재료원가 수준의 비용을 내야 한다.

소통 공간에서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을 수 있고 다른 예비창업자들과 교류도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타운에 올라온 아이디어를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구체화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대전 본원 창업공작소와 연결한 화상회의 시스템도 설치했다. 영상통화를 이용해 ETRI 본원 연구원들의 세부 조언도 들을 수 있다. 창의 공간에는 1인용 탁자들이 설치됐다. 예비창업자들이 사업계획 등을 수립하는 개인용 사무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ETRI는 예비 창업자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별도의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주변의 대학과 기업, 창업 관련 기관들과 협력해 사업화를 위한 기술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김흥남 ETRI 원장은 “언제든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실험해 볼 수 있도록 앞으로는 24시간 개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