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료 음악감상 앱 ‘밀크’가 논란이다. 밀크는 360만곡의 음악을 스트리밍 라디오 방식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밀크를 이용자에게 무료로 서비스하는 대신 소리바다에 이용료를 내고, 소리바다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에 이용료를 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음저협이 이 서비스 방식에 반발하며 밀크 서비스 중단을 요구했다. 삼성전자가 소비자들로부터 직접 이용료를 받아 소리바다에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저협의 이런 요구는 과연 타당한가.

음저협은 밀크가 유료시장을 무너뜨린다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밀크는 과거 저작권 침해 논쟁을 몰고왔던 공짜음악과는 엄연히 다르다. 기본적으로 삼성전자가 저작권료를 지급한 합법적 서비스다. 더구나 갤럭시 스마트폰 가격에 밀크 서비스가격이 포함됐다고 보면 무료라고 말할 수도 없다. 굳이 성격을 따진다면 지금의 서비스는 경쟁력 제고를 위한 마케팅 활동에 가깝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음저협으로서는 최종 소비자가 일일이 이용료를 내든, 서비스 제공자가 일괄적으로 이용료를 내든 원하는 저작권료만 받으면 그만이다. 다만 소비자 편의나 시장을 키운다는 측면에서 보면 후자의 방식이 훨씬 유리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예컨대 TV나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을 때마다 최종 소비자가 직접 돈을 내야 한다고 상상해 보면 금방 이해가 될 일이다. 계약대로 저작권료를 받은 음원업계가 사업자의 서비스 방식까지 간섭하는 건 누가 봐도 지나치다. 자칫 공정거래법 위배 논란까지 불거질 수 있다.

우리는 음저협과 서비스사업자가 이런 소모적 논란을 벌이는 게 답답하다. 차라리 그럴 시간에 상호 협력을 통해 음악시장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본다. 이번 경우가 딱 그런 사례다. 인기를 끌고 있는 밀크 서비스가 더 활성화되면 저작권료가 늘어 음원업계가 가져가는 수익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 미국에서 애플 아이폰은 이런 서비스가 문제없는데 왜 국내에서 삼성이 하면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