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양적완화 최소 2년 유지"…ECB, 10월 중순 커버드본드 매입
유럽중앙은행(ECB)이 2일 열린 10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럽판 양적 완화 정책’의 세부 계획을 내놓았다. 이달 중순부터 커버드 본드의 매입을 시작하고 올 4분기에는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분류된 국가를 포함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ECB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기준금리(연 0.05%)와 은행 예치금 금리(연 -0.20%)를 동결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집행위원회에서 국채 매입을 포함한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하는 데 만장일치로 찬성했다”며 “이번 양적 완화 정책은 상당한 규모로 최소 2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로존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내년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자산 매입 규모는 앞으로 유로존의 성장률과 환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CB가 양적 완화 정책을 펼치게 된 것은 유럽을 덮고 있는 ‘디플레 공포’ 때문이다. 지난달 발표된 9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3%(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해 2009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9월 이후 0%대에 머물러 중기 물가 목표치인 2%를 대폭 밑돌고 있다.

유로존의 경제 전망도 부정적이다. 이탈리아는 소비자물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마이너스 성장에 빠졌다. 유로존의 9월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올 들어 최저치인 52.3이었다. 유로존 주요 국가의 성장 위축 등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2%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