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령 루트로닉 사장 "美의료기기업체 인수 성과…고평가 논란 줄어들 것"
국내 1위 레이저 의료기기업체 루트로닉의 주가는 올 들어 75%가량 뛰었다. 연초 1만2000원대에 머물렀지만 지난 7월엔 2만1250원까지 치솟으며 1년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1만9000~2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시가총액도 올 들어 두 배 가까이 뛰어 20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을 놓고 투자자들 사이에 ‘거품’ 논란도 일고 있다. 루트로닉의 현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은 2일 기준으로 73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황해령 루트로닉 사장(사진)은 이에 대해 “미국 내시경 전문업체인 바이오비전을 인수하는 등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이런 모멘텀을 바탕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이며 추가적인 상승 동력도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루트로닉은 1997년 설립돼 2006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피부과, 성형외과 등에서 사용하는 레이저 피부미용 기기를 주로 개발하고 있다. 한국 피부미용 기기 시장에서 1위, 아시아 시장에서 2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22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잇따라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초소형 내시경 전문업체 바이오비전의 지분 51%를 200만달러(약 21억원)에 사들였다. 안과, 신경외과 등에서 쓰이는 의료기기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올해 초 국내 기업으로선 최초로 안과용 레이저 의료기기 ‘AM10’을 개발했다.

황 사장은 “피부미용 기기 부문에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성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내년엔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외국인 주식 보유율은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 루트로닉의 외국인 주식 보유율은 2%에 못 미친다. 황 사장은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