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제 2000선이 무너진 코스피지수는 어제도 맥없이 빠지며 1970대까지 밀렸다. 2기 경제팀 출범 후 한때 2100 언저리까지 오르더니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2기 경제팀 출범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증시 주변에서는 달러 강세에서 이유를 찾는 것 같다.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를 앞두고 글로벌 자금이 환류되며 달러값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신흥국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82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부진한 3분기 기업실적 전망도 주가에는 악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65개 주요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9조5306억원으로 한 달 전 전망치보다 6.1% 줄었다.

2기 경제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던 당초 기대와 예측은 맥이 빠지고 말았다. 주가에는 장단기적으로 수없이 많은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종국에는 기업실적이라는 펀더멘털로 수렴하게 마련이다. 사내유보금 과세와 같은 인위적이고 단기적인 배당활성화 정책은 반짝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그 약발이 오래갈 수가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공법이다.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보장하고 좋은 기업들이 많이 상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기업공개(IPO)가 가능한 기업이 7500여개에 달한다지만 올해 신규 상장기업은 20개에 불과하다. 상장요건이 까다롭고 상장 후에도 공시의무 등 여러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경이 최근 IPO 엑스포를 연 것도 이런 여건의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우량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상장하고 투자도 늘리는 상황이라면 주가는 저절로 오르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