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서버 저장기간 2~3일로 축소
검찰의 카카오톡(카톡) 실시간 검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다음카카오가 카톡 대화 내용의 저장 기간을 대폭 줄이겠다며 논란 확산 차단에 나섰다.

다음카카오는 2일 “카카오톡의 사용자 정보 보호를 위해 이달 내에 대화 내용 저장 기간을 2~3일로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는 해외 출장이나 여행 등으로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카톡 대화 내용을 평균 5~7일간 서버에 저장했다. 앞으론 해외 여행 등을 가서 받지 못한 카톡 메시지는 2~3일이 지나면 삭제돼 귀국 후에도 확인하지 못할 수 있다.

저장 기간이 줄어들면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가더라도 사실상 카톡 대화 내용을 보기가 어렵게 된다.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자료를 요청하기까지는 이틀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저장 기간 축소로 앞으로는 수사기관의 영장 집행에 따른 대화 내용 제공이 거의 불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는 또 경찰이 지난 6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 부대표의 지인 3000여명의 대화 내용도 조사했다는 시민단체 주장에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에 따라 수사 대상자 한 명의 대화 내용만 제공했으며 영장은 40일간의 대화 내용을 요청했지만 제공한 것은 서버에 남아있는 하루치 미만의 내용뿐”이라고 해명했다.

다음카카오의 이번 조치는 최근 검찰의 온라인 상시 모니터링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을 조기에 진화하기 위한 것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