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달러' 강타…환율 급등·증시 급락
‘슈퍼 달러’ 폭풍이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거침없는 달러 강세에 원·달러, 엔·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코스피지수는 2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으면서 실물경제의 불확실성도 고조되고 있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원50전 오른(원화 가치 하락) 달러당 1062원70전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닷새 연속 올라 지난 한 달간 상승률이 4.9%(49원60전)에 달했다. ‘글로벌 강(强)달러’라는 흐름에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통화 가치가 동반 추락하고 있다.

원화 강세를 기대하고 들어왔던 외국인 투자자금은 발을 빼기 시작했다. 이들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이날 코스피지수는 28.55포인트(1.41%) 내린 1991.54로 거래를 마쳤다. 2000선을 내준 것은 지난 7월14일 후 처음이다. 엔저와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더 위축됐다.

엔·달러 환율도 110엔대까지 치솟아(엔화 가치 하락) 엔저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정부는 이달 중 엔저 대책을 발표하기로 하는 등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은 미국 경제가 ‘나홀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각국에 강달러 충격을 촉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달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이 완료되는 상황에서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을 내다본 자금이 속속 미국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신흥국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엔저와 내수 부진에 신음하고 있는 한국 경제엔 또 다른 불안 요인이다.

이 와중에 한국은행이 엔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채권 금리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78%포인트 급락한 연 2.219%에 마감했다. 사상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다만 9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6.8% 증가했다. 미국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대미·대중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유미/이태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