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문화콘텐츠 쇼케이스] "무분별한 투자유치는 지양…시간 걸려도 경쟁력 높여야"
“한류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가장 많이 수출되는 지역은 아시아입니다. 수출의 75% 이상을 차지하지요. 금액으로는 38억달러 이상입니다. 문화적 동질감을 지닌 중국과 일본, 동남아 국가는 한류의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셈이죠. 아시아는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이고, 콘텐츠 공동 제작과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거점입니다.”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사진)은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아시아 전략시장 진출 투자 쇼케이스’에 참석해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이같이 역설했다. 콘텐츠진흥원과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중국과 인도, 일본 등 바이어와 한국 콘텐츠 업체들이 1 대 1 미팅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자리다.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 진출에 역점을 뒀다.

“영화와 음악 등 중국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10년 530억달러에서 작년 811억달러로, 3년 만에 53%나 성장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뿐 아니라 할리우드의 글로벌 기업들도 중국 시장을 탐내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죠. TV에서 방영하는 해외 드라마나 영화에 대해 오래전부터 규제하고 있고, 내년 4월부터는 인터넷을 통한 해외 드라마나 영화에 대해서도 전체의 30% 이내로 묶겠다고 발표했어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투자 유치를 통한 공동 제작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동 제작은 중국 정부를 자극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이지요. 일부 제작사는 중국과의 합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 중국 벤처투자사들이 대거 참가한 것은 합작과 투자 기회를 늘려줄 것입니다. 단, 여기서 우리 기술과 노하우가 유출되거나 중국 하청업체로 전락해서는 안 됩니다. 세심한 접근이 필요한 이유지요.”

홍 원장은 한국 콘텐츠 산업의 생태계가 튼튼하지 않으면 물밀 듯 들어오는 중국 자본이 순식간에 빠져나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무분별한 투자 유치는 지양해야 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창의적이고 경쟁력 높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해 나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그는 인도와 동남아도 간과해선 안 될 시장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한류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주춤한 상태지만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은 빠른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한류 수요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인도의 게임이나 모바일 콘텐츠 시장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고 있어요.”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