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서울 논현동 현대모터스튜디오를 투어 중인 호주 공과대학 학생들(왼쪽)과 5층 전시관의 모습.  사진=김근희 기자
지난 30일 서울 논현동 현대모터스튜디오를 투어 중인 호주 공과대학 학생들(왼쪽)과 5층 전시관의 모습. 사진=김근희 기자
[ 김근희 기자 ] "이곳 커피가 맛있어서 저번에 오고 또 왔어요."

일반 커피전문점 매장의 손님이 한 말이 아니다. 자동차를 파는 전시장에서 만난 방문객의 평가다.

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강남의 도산대로 사거리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자 전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2층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몇몇은 전시관에서 차를 둘러봤다.

올 5월 문을 연 현대모터스튜디오는 단순히 차를 파는 곳이 아니다. 현대자동차가 국내 매장 중 처음으로 선보인 브랜드 체험공간으로 문화, 예술, 생활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1층은 차에서 영감을 받은 해외 작가의 예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2층에는 도서관과 커피숍, 3층부터 5층까지는 그랜저, 제네시스 등 주요 모델을 볼 수 있는 전시관으로 꾸며졌다. 전시관에도 어린이 놀이공간과 레이싱 차 등 다양한 코너가 있다.

최재용 구루(전시장 전문 안내자·25)는 "주로 점심시간이 지나고 직장인들이 많이 온다" 며 "평일에는 평균 200~300명, 주말엔 500~600명 정도 전시장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집계한 9월 중순 기준 누적 방문객 수는 6만 명에 이른다.

그는 "일반 대리점에서는 차를 한 번 타보는 것도 부담스럽고 눈치가 보인다" 면서 "하지만 이 곳은 말 그대로 편하게 와서 체험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소개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2층의 자동차 도서관. 사진=김근희 기자
현대모터스튜디오 2층의 자동차 도서관. 사진=김근희 기자
실제로 이날 전시장에는 직장인, 대학생, 아이 엄마, 젊은 커플 등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주부 김시은 씨(34)는 지인의 추천으로 여섯 살 딸과 함께 전시장을 찾았다. 그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해서 듣고 왔다"며 "다른 전시장들은 차 판매 위주라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 어려운데 이곳은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4층 전시관의 어린이 놀이 공간에서는 어린이 담당 구루의 지도 아래 종이 자동차 만들기, 미니카 트랙 등의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This one is a brand new Genesis(이건 새로 나온 제네시스입니다.)"

한쪽에서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전시장 투어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날 호주 시드니공과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는 12명의 대학생이 구루의 안내를 받으며 전시장을 둘러봤다.

몇몇 학생들은 직접 제네시스를 타기도 하고 따로 전시된 차량 내부의 가죽 샘플, 색상 샘플, 운전대 등을 카메라로 찍었다.

투어를 진행한 이재용 구루(27)는 "투어 신청에 따라 하루에 2~3건, 많을 땐 5건 정도 투어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호주 대학생들의 투어가 끝나자 대만지역 현대차 딜러를 대상으로 하는 투어가 진행됐다.

이날 중학생 진로체험 투어를 위해 사전 답사를 온 사람들도 있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모터스튜디오는 현대차가 무엇인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든 전시장" 이라며 "현대차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 최근의 수입차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터스튜디오는 계속해서 변화할 예정이다. 10월1일부터 개그맨 유재석 씨가 무한도전 레이싱 편에서 직접 운전했던 KSF 차량(고성능 벨로스터)이 전시된다. 또 신차 아슬란이 출시되면 매장 안의 로테이터 차량(여러 각도로 돌려 전시해 놓은 차량)을 제네시스에서 아슬란으로 바꿀 예정이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