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158명중 154명 참석…정의장 "野 기다리자"
與-野·유가족, 전권위임 놓고 30분간 공개 설전


국회는 30일 본회의 개최와 여야-세월호 가족대책위 간 3자회동 등을 둘러싸고 종일 긴장과 갈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이날 본회의를 예고한 오후 2시 전부터 새누리당 의원들은 본회장으로 속속 집결했다.

오후 1시30분께부터 야당이 불참하면 새누리당 단독으로라도 본회의를 불사하겠다며 의총에서 결의를 다진 후 본회의장으로 직행한 것이다.

정 의장도 오후 2시15분께 의장석에 착석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의 입장을 기다렸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장을 돌아다니며 소속 의원들의 출석을 일일이 체크했다.

새누리당은 총 158명의 의원 가운데 비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현룡 박상은 의원과 급작스럽게 친척상을 당한 심학봉 의원, 해외출장 중인 길정우 의원 등 4명을 제외하고 국무위원 등을 포함해 총 154명이 참석해 의결정족수를 채웠다.

같은 시각 새정치연합은 오후 2시부터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시작했다.

이날 오전 여야 원내대표와 세월호 가족대책위 측이 참여한 2차 3자 회동에서도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난항을 겪은 상황 등을 전하며 본회의 참석 여부를 비롯한 대응책을 모색했다.

특히 의총 직전 박영선 원내대표는 정의화 국회의장을 찾아 "오후 2시에 의총을 개최할 예정이니 본회의 개의 시간을 늦춰달라"고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의총이 진행되는 동안 우윤근 정책위의장과 본회의장을 찾아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얘기를 주고받기도 했다.

이후 이완구, 박영선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주호영, 새정치연합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본회의장을 빠져나와 세월호법은 물론 야당의 본회의 참석 등에 대해 협상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2시46분께 정의화 국회의장은 의장석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정 의장은 "일단 개의를 하고 야당의 의총이 끝날 때까지 정회를 할 수도 있지만 가능하면 야당이 의총을 끝내고 들어와서 원만하게 회의를 시작하려고 한다"면서 야당에 대한 마지막까지의 '배려'를 당부했다.

정 의장의 언급에 의석에서는 새누리당 의원들로부터 "시간을 정해 달라", "개의하고 의사진행 발언을 하도록 해달라" 등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에 정 의장은 "오늘 자정을 넘길 수는 없다"면서 "제가 저쪽(새정치연합) 상황을 좀더 체크한 후에 개의를 하도록 할 테니 멀리 가지 말고 근처에 계셔달라"고 당부했다.

오후 4시 현재까지 본회의는 열리지 않고 있다.

본회의에 앞서 오전 11시부터는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단원고생 희생자 유가족들로 구성된 세월호 가족대책위 전명선 위원장 간의 3자회동이 전날에 이어 재개됐지만 유가족의 야당에 대한 협상 전권 위임 문제를 놓고 시작부터 팽팽한 설전이 이어졌다.

이날 회동은 이례적으로 거의 30분 동안 취재진은 물론 TV를 통해 여과 없이 공개돼 여당과 야당·유가족 측 간의 공방이 그대로 노출됐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여야 간 1, 2차 합의가 (야당의 추인 보류로)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박 원내대표에게 권한이 있음을 유가족 측이 국민과 언론 앞에서 얘기를 해줘야 실효성 있는 협상이 될 것"이라며 협상 전권 위임 문제를 꺼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 위원장은 "최소한의 부분은 박 원내대표에게 위임을 했다"면서도 "전권 위임 주장은 유가족에 대한 언어 탄압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우여곡절 끝에 3자회동은 비공개로 전환됐지만 유가족 측은 회동 시작 50분 만인 오전 11시50분께 회의장을 빠져나와 3자 회동은 성과 없이 사실상 결렬됐다.

이후 이완구 원내대표는 박영선 원내대표와 협상을 계속했지만 이 원내대표가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의 유가족 측이 면담을 위해 기다라고 있다며 오후 1시15분께 협상장을 빠져나오면서 회동은 끝났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임형섭 김연정 류미나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