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쑤성에 있는 쇼핑몰 완다 플라자 이싱점의 미스터피자 매장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강진규 기자
중국 장쑤성에 있는 쇼핑몰 완다 플라자 이싱점의 미스터피자 매장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강진규 기자
지난 27일 오전 중국 장쑤성에 있는 쇼핑몰 완다 플라자 이싱(宜興)점은 주말을 맞아 쇼핑을 하러 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점심시간이 되자 식당가에는 유독 긴 줄이 늘어선 곳이 눈에 띄었다. 국내 외식업체 미스터피자의 현지 매장이었다. 미스터피자의 차재웅 중국 사업 총괄 부사장은 “이곳 사람들은 우리 매장 앞에서 한두 시간 줄 서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며 “지난달에는 하루에만 2700만원의 매출을 올린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스터피자는 2012년 12월 상하이법인(MPS) 설립과 함께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MPS는 1년6개월 만에 매장 수를 11개까지 늘렸으며, 20여곳을 추가로 내기 위해 세부 일정을 협의 중이다. 브랜드 전략을 제대로 펼치기 위해 가맹점 대신 모두 직영점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차 부사장은 “중국 내 우수 점포는 한국에서 가장 장사가 잘되는 곳보다 매출이 많다”며 “중국 최대 유통기업인 완다 플라자에서 ‘무조건 입점시켜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스터피자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면밀히 파악해 메뉴와 마케팅 전략을 짰다. 기름기 뺀 주메뉴 외에도 다양한 음식을 주문하는 중국인의 식습관에 주목해 파스타와 닭요리 등 사이드 메뉴를 강화했다. 한국 미스터피자에서 이런 메뉴들은 구색 맞추기용에 불과하다. 도우(피자 빵)를 돌리며 춤을 추는 ‘도우쇼’도 묘기를 좋아하는 중국인에게 통했다. 도우쇼를 열 때마다 인파가 몰리고 있으며, 쇼를 보고 미스터피자 매장에 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기름기 뺀 맛…줄 서 먹는 미스터피자…적자 난 뷔페식…전략 바꾸는  애슐리
중국에서 12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파리바게뜨는 한국에서 인정받은 인테리어와 매장 운영방식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별도 메뉴를 개발했다. 고기를 좋아하는 중국인을 위해 빵에 소고기 가루를 뿌린 ‘육송빵’을 파는 것이 대표적이다. 파리바게뜨 역시 가맹점을 통해 확장하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 대신 직영점 전략을 쓰고, 현지에 공장까지 설립했다.

반면 현지 사정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중국에 발을 내디딘 기업들은 쓴맛을 보고 있다. 2012년 말 중국 상하이에 첫 점포를 낸 애슐리는 상하이에 점포를 5개까지 늘렸지만 투자비용을 회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슐리가 지난 6월 바바이반점 영업을 종료한 데 이어 인민광장점 등 다른 점포 한 곳도 곧 폐점할 예정으로 안다”고 말했다.

애슐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뷔페식의 패밀리레스토랑이 중국인의 식문화와 맞지 않았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은 많은 음식을 시켜 배불리 먹고 많이 남기는 문화이기 때문에 뷔페 형태의 식당은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652㎡(500여평) 수준의 대형 점포를 연 것도 손실을 가중시켰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이랜드 외식사업부 관계자는 “핵심 점포인 정타광장점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상권이 겹치는 곳에 있는 바바이반점을 접은 것은 맞다”면서도 “추가 폐점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리아는 차별화 실패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경우다. 롯데리아는 1994년 처음으로 중국에 발을 내디뎠지만 수익 악화로 5년 만에 전면 철수했고, 재진출한 2008년 이후에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40억원, 영업손실은 33억원이다. 맥도날드 등 기존의 패스트푸드 업체들과 메뉴 차별화를 하지 못한 것이 사업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상하이=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