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시험, 솔직하게…적성시험, 직관적으로
국민은행이 28일 직무능력시험을 치른 것을 시작으로 대기업 및 금융회사들의 올 하반기 공채 신입사원 인적성 필기시험 시즌의 막이 올랐다. 공휴일이 많은 10월엔 한 달 내내 기업들의 채용시험이 이어진다.

주요 대기업의 인사담당자와 인적성 시험 강사, 그리고 대기업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을 통해 인적성 시험 합격 노하우를 들어봤다.

○인성 검사는 솔직하게 답하라

최근 기업들은 영업, 마케팅, 연구개발 등의 직무에 맞는 인재를 뽑기 위해 인성검사를 중시하는 추세다. 10대 그룹 계열사의 인사팀장은 “과거에는 인성검사 탈락자가 거의 없었으나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가려내는 검사 방법을 갖추면서 최대 30%까지 탈락자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인성검사는 적게는 112문항(현대자동차)에서 많게는 450문항(대우건설)까지 나온다. 인사 담당자들은 “인성검사는 정답이 없기에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거짓 답변을 가려낼 수 있는 장치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직무검사는 시간안배 잘 해야

기업 직무적성 검사는 업무 수행에 필요한 잠재능력을 측정하는 검사다. 인성검사와 달리 정답이 있다. 이완 아이진로 대표는 “공식보다는 직관으로 푸는 ‘적성검사식’ 공부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 SSAT는 올 상반기 시각적 사고영역에서 펀칭문제(종이를 접은 후 펀칭했을 때 나오는 모양을 찾는 유형), 블록 회전문제에는 펜 표시를 금지했다. 이 대표는 또 “지원 기업의 문제유형을 익힌 뒤 주어진 시간에 모두 풀 수 있도록 실전 모의고사 연습을 많이 할 것”을 당부했다. 틀리면 감점이 되는 경우도 많아 모르는 문제는 찍지 말아야 한다.

○회사 블로그 챙겨라

기업들은 면접이 아니라 인적성 시험에서도 제품과 브랜드 등을 묻는다. 올 상반기 삼성 SSAT를 치른 박모씨는 “삼성전자 블로그에서 갤럭시 기어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글을 읽은 덕분에 문제를 맞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성만 잡멘토 대표는 “지원 기업의 홈페이지가 공식적인 홍보채널이라면 블로그는 부드러운 홍보채널로 활용되기에 입사 희망자들은 자기소개서 작성 때나 인적성검사, 그리고 면접 전에는 꼭 읽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 읽고 종합 사고력 키워라

기업들이 찾는 인재는 창의적인 생각을 가진 융합형 인재다. 박용기 삼성전자 인사팀장은 올해 초 “단순히 외우면 풀 수 있는 단답형보다 폭넓은 독서와 논리적이고 종합적으로 사고해야 풀 수 있도록 출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지원 직무에 대한 인턴 등의 경험이 있으면 보다 잘 파악할 수 있는 상황판단 문항을 추가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랜드 대우건설 KT 등은 인적성검사 이외 실제 업무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례를 주고 지원자의 판단을 듣는 문제도 출제하기로 했다.

인적성 시험에서 역사와 한자 문제를 출제하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만큼 미리 준비해야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단순히 역사적 지식을 아는 것보다 역사적 교훈을 통해 현재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역사관과 통찰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