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유병언의 장남 대균(44)씨가 과거 부친의 지시로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를 차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지법 형사12부(이재욱 부장판사) 심리로 24일 오후 2시께 열린 대균씨의 2차 공판에서는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 5명에 대한 신문이 진행됐다.

증인 2명은 "유병언씨가 '대균이를 대표이사로 올리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유대균씨는 2011년부터 소쿠리상사와 몽중산다원 대표이사를 지내며 월급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았다.

소쿠리상사 공동 대표이사 이모(63·여)씨는 "유병언씨가 유대균씨에게 소쿠리상사 대표이사를 맡기라고 해 공동대표가 됐다"면서도 "유대균씨가 취임할 때 이사회 결의는 거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병언씨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기소된 몽중산다원 감사 추모(60)씨도 이날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유병언씨가 '대균이를 대표이사로 올리라'고 했다"며 "올해 대균씨가 대표이사에서 퇴임할 때도 유병언 회장님에게 말씀드리고 처리했다"고 증언했다.

유대균씨는 이날도 첫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황토색 수의를 입고 출석했다.

지난 첫 재판 때와는 달리 장발인 머리를 비교적 단정하게 자르고 수염을 말끔하게 깎은 모습이었다.

유대균씨는 2002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 7곳으로부터 상표권 사용료와 급여 명목으로 73억9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달 12일 구속 기소됐다.

유대균씨는 세월호의 쌍둥이 배로 알려진 '오하마나'호 등의 상표권자로 자신을 등록해 놓고 상표권 사용료 명목 등으로 청해진해운으로부터 35억원가량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유대균씨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6일 오전 10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