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장르의 예술가와 문화단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복합문화축제 ‘무빙트리엔날레-메이드인부산’이 오는 27일부터 10월26일까지 한 달간 부산 원도심 일대에서 열린다.

부산문화재단의 2014년 도시공공예술프로젝트로 선정된 이번 축제는 기존의 전시, 축제공간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도심의 다양한 유휴공간 여덟 곳을 활용하여 전시, 공연, 학술, 네트워크 등의 융복합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부산자연예술인협회, 오픈스페이스 배, 안녕 광안리, 대안문화행동 재미난복수, 생활기획공간 통 등 5개 문화예술단체가 중심이 됐다. 부산의 특성을 배경으로 문화예술의 상상력과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는 이번 축제에는 국내외 150여 명의 시각 예술가, 기획자, 비평가를 비롯하여 40여 개 문화예술단체, 150여 명의 문화예술인이 참여한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은 오는 27일 오후 6시부터 부산연안여객터미널 2층 로비에서 진행된다. 예술공동체 마르의 대표이자 현대무용단 줌의 상임안무를 맡고 있는 강희정의 공연과 우리 춤의 신명과 얼을 오늘날의 춤으로 표현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신은주무용단의 공연에 이어 개막식과 함께 박동레코드의 공연과 양자주 작가의 드로잉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축제의 전시 프로그램인 ‘마지막 출구(Last Exit)’전은 신축 이전을 앞두고 이용도가 낮은 부산연안여객터미널과 한동안 비어있던 (구)중구노인복지회관,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51호인 부산지방기상청 건물 등 중구 원도심 일대에서 ‘가방, 텍스트, 사이트 프로젝트’ 등으로 열린다. 부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는 강태훈, 변대용, 심점환을 포함한 국내외 작가 80여 명이 참여해 가방 속에 각자의 이야기와 작품을 담는 ‘가방 프로젝트’가 무빙워크에서 펼쳐진다.

여행을 주제로 한 최보희,한지원의 가방설치작업을 포함해 노동식, 손몽주 등의 공간 설치작품과 그 외 비디오작업도 로비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니꼴라 부리요 등 국내외 비평가와 기획자 40여 명이 참여해 동시대 미술과 대형전시에 대한 단상을 담은 ‘텍스트’들도 읽을 수 있다.

(구)중구노인복지회관에서는 ‘이미 거주하는’이라는 주제로, 공간 사용 당시에 남겨진 물건들로 장소 특정적 설치작업을 한 한석경 작가와 변재규, 이광기 등의 영상작품이 전시된다. 복병산에 위치한 부산지방기상청 대청동 기상관측소 입구에는 자개로 재구성돼 산으로 간 ‘배’ 작품의 조형섭 작가, 3층에는 관객과 상호작용하는 김태희, 김대홍 작가, 치밀한 건축적 오브제 작업을 선보이는 조종성 작가 등이 참여한다. 작품만이 아니라 넓게 펼쳐진 용두산과 부산항 풍경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중구 소재 옥외전광판에서의 비디오작품 상영과 택시를 타고 지역주민을 만나는 홍원석 작가의 ‘아트택시프로젝트’도 주말 동안 진행된다.

축제기간 중 주말과 공휴일에는 (구)중구노인복지회관, 광복로 일대에서 29개 단체 90여 명이 참여하는 공연이 펼쳐진다. 총 5주에 걸쳐 현대무용, 부산힙합, 어쿠스틱, 디제잉, 블루스를 주제로 한 아티스트의 공연을 비롯하여 10월 3일에는 국내 대표적인 다원예술축제인 ‘페스티벌 봄’에서 기획한 차지량 작가의 퍼포먼스가 저녁 5시부터 7시까지 누리마루호에서 펼쳐진다.

축제 폐막일인 10월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중구 일대를 중심으로 8명의 작가와 20여 명의 합창단원으로 구성된 ‘부전송합창단’의 합창행진 퍼포먼스가 진행될 예정이다.LIG문화재단이 기획했다.

축제의 학술 프로그램인 ‘부산문화예술생태보고서’는 5명의 학술코디네이터와 공동으로 진행해 다양한 참여자의 의견과 생각을 축제 종료 후 참여관찰 보고서 형태로 발간하게 된다. 문화예술과 관련한 다양한 담론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심포지엄 ‘무빙라운드’는 또따또가 갤러리에서 총 4차례에 걸쳐 ‘무빙트리엔날레와의 대화’, ‘현대예술과 일상의 시공간’, ‘현대예술을 바라보는 대중의 눈높이’, ‘2014 비엔날레의 재구성’을 주제로 진행된다.

매주 주말 하동집문화살롱에서는 축제에 참여한 다양한 문화예술인과의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되며, 축제의 다양한 거점공간과 원도심 일대의 역사를 탐방할 수 있는 아트투어가 주말마다 오전, 오후 2개 코스로 진행된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축제를 관람하는 시민들이 문화예술인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특별한 커뮤니티 공간도 운영된다. 폐업한 식당(하동집돼지국밥)을 축제기간 중 언제든 쉬어갈 수 있는 휴식공간이자 네트워크 공간으로 꾸며, 점심시간(낮12시부터 오후3시)에는 팝핀댄서 이정민이 직접 요리하는 ‘예술가의 밥집’ 프로젝트를 통해‘와일드베이컨카레’, ‘와일드소시지덮밥’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주말에는 다양한 문화예술단체들이 각 단체의 특성에 맞게 기획한 네트워크 파티가 개최되어 평소 궁금했던 문화예술단체와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한편 축제에 참여한 단체들의 이야기와 기록을 공유하는 아카이브 전시회가 또따또가 갤러리에서 개최되어 행사에 대한 기록과 각 단체의 단행본, 홍보물, 이미지, 영상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프로그램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그 외 프로그램 일정과 시간은 축제 홈페이지(www.movingtriennale.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누리마루호에 승선하여 관람하는 차지량 작가의 퍼포먼스(2만원)와 아트투어(1만원)는 홈페이지를 통해 별도로 신청할 수 있다.

무빙트리엔날레 메이드인부산은 부산광역시, 부산문화재단, 중구, 부산항만공사, 부산지방기상청의 후원을 받아 부산자연예술인협회, 오픈스페이스 배, 안녕 광안리, 대안문화행동 재미난복수, 생활기획공간 통이 공동으로 준비하고 있다.

원도심창작공간 또따또가, 문화소통단체 숨, 부산독립협회, LIG문화재단, 페스티벌 봄, 어반업 프로젝트, 핑크로더, 공간디자인 마루, 데자뷰영상, IVAAIU CITY PLANNING, 개념미디어 바싹, 비아트 협동조합, 함께가는 예술인, 인디고서원, 생활예술모임 곳간, 호랑이출판사 등 16개 문화예술단체도 제의 협력단체로 프로그램에 참여,새로운 형태의 협업과 교류를 만들어 간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