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떠도는 우스갯소리 가운데 오빠-아저씨-할배 구분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예컨대 노래방에서 곡을 뒤에서 부터 찾으면 오빠, 앞에서부터 찾으면 아저씨, 찾아달라고 하면 할배라고 합니다.

또 목욕탕에서 거울을 보며 오빠는 가슴에 힘주고, 아저씨는 배에 힘을 주며 할배는 코털을 뽑는다는 겁니다. 더울 때의 행동도 구분법 중의 하나인데요. 윗 단추를 풀면 오빠, 바지를 걷을 경우 아저씨, 내복을 벗으면 할배로 분류된다는 얘깁니다,

골프에서 사람들은 가끔 이런 말을 하지요. “한 달 배운 사람도 코치 (훈수)를 할 수 있고, 10년 구력을 지닌 사람도 코치를 받아야 한다.” 들은 뒤 미소나 쓴웃음을 유도하는 이같은 얘기는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의 역설로 받아들여집니다.

국내 한 취업포털이 자사 사이트를 찾은 20대부터 40대 이상까지 각 연령층의 2134명에게 스스로 나이 들었다고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요?’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주체=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 방식=웹사이트 설문조사] 그 결과, 나이를 의식하는 순간에 대해 연령대별로 확연히 다른 답을 내놓았습니다.

먼저 약관 弱冠 20대들의 대답인데 1위가 약간 의아스럽습니다. 이들은 늦게까지 노는 게 피곤하고 다음날 걱정될 때4분의 1 가량인 23.4%가 지적해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이는 20대의 경우 어느 새인가부터 체력에 무리가 올지 걱정하고 또 뒷일을 생각할 때가 나이를 의식하는 신호라는 얘긴데요.

이 답은 하지만 보통 20대 청춘을 말할 때 날밤 며칠 까더라도 힘들지 않다를 무색하게 만든다는 지적입니다. 때문에 20대 청춘 세대가 유사 이래 가장 큰 취업난에 따른 운동부족과 체력저하를 상징한다는 분석도 따릅니다. 아무튼 꾸준하게 몸 관리를 하는 게 더 나이 들어 고생하지 않는 비결이라고 말하지요.

20대들은 이어 '교복 입은 학생이 예뻐 보일 때' (23.2%) '주변 사람이 하나 둘 결혼을 할 때' (18.8%)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 망설여질 때' (14.5%) '군인을 아저씨라고 부르기 민망할 때‘(7.9%) 순서로 대답했습니다.
/30대의 연령의식=알바천국 제공
/30대의 연령의식=알바천국 제공
이립 而立의 30대가 나이든 것을 느낄 때는 20대와 또 다릅니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결혼할 때1순위 (27.3%)로 꼽았습니다. 결혼 적령기에 들어서며 주변 시선이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순간이 30대들로 하여금 나이를 의식하게 만든다는 해석입니다.

30대들은 2위로 20대가 1위로 든 '늦게까지 노는 게 피곤하고 다음날 걱정될 때' (23.5%)를 지적했습니다.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 망설여질 때' (20.5%) '건강식품, 건강프로그램 찾게 될 때' (9.2%) '낯선 사람이랑 얘기하는 게 어색하지 않을 때' (5.5%) '교복 입은 학생들이 예뻐 보일 때' (5.1%) '물건 값 깎는 것에 집착할 때' (4.4%) '요즘 개그가 이해가 안 될 때' (2.4%)순으로 응답의 줄을 세웠습니다.

불혹 不惑과 지천명 知天命의 40~50대 연령층은 어떨까? 이들은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 망설여질 때'1순위 (34%)로 지목했습니다. 도전과 모험을 지양하고 안전제일주의로 가게 될 때 40~50대는 나이 들었다는 것을 가장 실감한다는 풀이입니다.

40대 이상은 나이든 때에 대한 기준으로 건강을 찾는 게 특징입니다. 응답자의 18.7%2순위로 건강식품, 건강프로그램 찾게 될 때' 문득 나이 들었다고 느낀다고 했습니다. 40대이상이 내놓은 이 답에 대한 비중은 30대 이하의 6.9% 보다 2.7배 가량 높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