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의 폭언이나 강매 행위는 그동안에도 비일비재했어요. 쌓이고 쌓이다가 이번에 터진 거죠. 문제의 교수들을 해임하지 않으면 작곡과 학생들이 단체 휴학에 들어갈 생각이에요.”

23일 서울 청파동 숙명여대 캠퍼스. 이른바 ‘작곡과 사태’로 이달 1일부터 전공 수업을 거부해 온 작곡과 학생들은 이날 시위를 벌이지 않았다. 25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문제 당사자인 윤모(49)·홍모(57) 교수에 대한 징계 건의가 논의되는 만큼 결과를 보고 대응할 계획이다.

단 작곡과 재학생과 졸업생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요구해 온 해당 교수들의 해임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이 학과 학생 150여 명은 단체 휴학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캠퍼스에서 만난 한 작곡과 학생은 “교수 해임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번 학기 등록금 전액 환불과 함께 단체 휴학계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숙명여대 측은 “학생들의 휴학은 학교가 일방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지만 최대한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 이라며 “다만 등록금 전액 환불 등의 요구사항은 공식 검토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학 작곡과 윤모 교수와 홍모 교수는 졸업작품집과 오선지 강매, 학생들에 대한 폭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 끝에 학생들의 수업 거부 사태로 확대됐다.

이날도 음대 강의실과 계단 옆 벽면에 작곡과 사태에 대한 벽보만 여러 장 붙어 있을 뿐, 실습실 복도에선 학생들을 찾기 힘들었다. 문제 당사자인 윤 교수와 홍 교수의 연구실 문도 굳게 잠가져 있었다.

학생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피아노과 재학생 3명은 “음대에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왕 알려졌으니 나쁜 관행을 뿌리 뽑아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작곡과 학생은 “다른 학과와 비교해도 우리 과 교수님들의 말씀이 지나치다고 느낀 적이 많았다” 며 “학생을 혼낼 수는 있지만 ‘인간쓰레기’라고 하거나 부모까지 욕하며 수치스럽게 만드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값비싼 음악회를 보라고 강요하는 것도 학생들의 형편을 생각하지 않는 행위”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동안 선배들도 참고 있었던 것 같다. 마침 이번에 교수님이 감사에 걸리니까 참고 있던 학생들이 폭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학교 측은 지난 6월 초 감사 요청이 접수된 이후 4차례의 교원인사위 개최를 비롯해 총장과 해당 교수의 면담, 감사 및 보강 감사, 작곡과 학생 대상 설문조사, 참고인 조사 등의 절차를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25일 이사회에서 징계 건의를 정식 논의할 방침이다.

숙명여대는 또 감사 진행과 별도로 해당 교수들을 이달 1일부터 60일간 수업에서 배제함과 동시에 대체 강사를 투입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경닷컴 승은정 인턴기자(숙명여대 의류학과 4년) sss36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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