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자영업 탈출구를 찾아라] "월수입 200만원도 안돼" 40%…"형편 더 나아질 것 같다" 11%
골목상권 상인들은 통계 수치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15~19일 서울시 중구 일대의 음식점 미용실 커피숍 문구점 등 가게 주인 154명을 직접 만나 물었다. 자영업 실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영세한 점포를 중심으로 찾아갔다.

중구는 서울시에서 자영업자의 월 소득이 가장 낮은 대표적인 취약 상권으로 꼽힌다. 지난달 발표된 외식산업연구원과 본지의 외식업 실태조사를 보면 중구 음식점의 월평균 순수익은 매출 828만원의 14.5%인 121만원에 불과하다. 3인 가구의 월 최저생계비(135만9688원)도 벌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소득을 실제보다 낮추려는 자영업자 특유의 방어심리가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는 점을 전제해야 한다.

실제 소득이 200만원도 되지 않는 상인이 10명 중 4명꼴이었다. 응답자의 31.2%(48명)가 월 순수익이 ‘300만~500만원’이라고 답한 반면 ‘100만원 미만’(20.8%, 32명), ‘100만~200만원’(19.5%, 30명)인 응답자가 적지 않았다. 중림동의 한 고깃집 주인은 “2002년 개장했을 때보다 운영비는 2배 늘었고, 경쟁업체가 많아져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향후 가게 형편을 묻는 항목에 10명 중 6명은 부정적이었다. ‘곧 폐업하게 될 것 같다’고 답한 응답자가 55명(35.7%), ‘어려워질 것 같다’는 응답자도 37명(24.0%)에 달했다.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상인은 18명(11.7%)에 그쳤다.

운영비에서 가장 부담이 되는 요인으로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1%(74명)가 ‘임차료(월세)’를 꼽았다. 다음으로 ‘종업원 임금 등 인건비’(24.7%), ‘재료비’(11.7%) 등의 순이었다.

‘가게 운영시 가장 큰 애로사항’에 대해선 ‘주변 업체와의 경쟁’(36.4%)이라고 답한 상인이 가장 많았다. ‘신체적 피로’(26.0%), ‘과도한 운영비’(22.1%)라는 답변도 상당했다. 중림동의 한 편의점 점주는 “아르바이트생 1명과 2교대로 운영하는데 오전 8시 이전에 출근해 오후 11시 이후 퇴근해야 해서 너무 힘들다”고 했다.

기간별로는 10년 이상 한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상인들이 60명(39.0%)으로 가장 많았다. ‘3~5년’(28명, 18.2%), ‘1~2년’(24명, 15.6%), 1년 이내(16명, 10.4%) 순이었다. 신당동의 한 감자탕집 주인은 “5년 전 고깃집에서 감자탕으로 업종을 바꿨는데 요즘 남는 게 너무 없어 다시 업종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닌지 고민”이라고 했다.

특별취재팀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