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건설이 지난 19일 부산 거제동에서 문을 연 ‘개금역 금강펜테리움더스퀘어’ 모델하우스를 둘러보기 위해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주말 3일간 이 모델하우스에는 2만여명이 다녀갔다. 금강주택 제공
금강건설이 지난 19일 부산 거제동에서 문을 연 ‘개금역 금강펜테리움더스퀘어’ 모델하우스를 둘러보기 위해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주말 3일간 이 모델하우스에는 2만여명이 다녀갔다. 금강주택 제공
“작년 말 1차 분양(서울 반포아크로리버파크) 땐 ‘지금 집을 사도 되느냐’고 묻는 방문객이 많았어요. 그런데 이번엔 어떻게 하면 당첨 확률을 높일지를 묻는 수요자들이 대부분입니다.”

2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인근에서 문을 연 ‘반포아크로리버파크 2차’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장우현 대림산업 분양소장은 달라진 분양 시장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주말을 낀 지난 3일간 이곳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은 2만여명. 전용면적 84㎡ 분양가격이 13억~14억원(3.3㎡당 4130만원대 예정)에 달하는 초고가 아파트 견본주택에 이처럼 많은 수요자들이 찾은 건 이례적이라고 장 소장은 설명했다.

◆“사은품만 받으러 온 방문객 줄어”

재건축 연한 단축 등을 담은 ‘9·1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 주말 전국 모델하우스가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난주 문을 연 전국 15곳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동안 30만여명이 다녀갔다. 아이를 업은 주부, 신혼부부, 60대 장년 투자자들까지 방문 수요자들의 연령대도 다양했다.

아크로리버파크 2차 분양대행사인 팜파트너스의 노필성 상무는 “분양시장에 관심이 적었던 자산가들까지 다시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며 “20년 된 옛 주택은행 청약 통장을 꺼내 온 어르신도 있었다”고 말했다.
[가을 분양大戰 개막] "20년 된 청약통장 쓸 겁니다"…전국 15곳 모델하우스 '문전성시'
세종시 2-2생활권에서 롯데건설과 신동아건설이 분양하는 ‘캐슬&파밀리에’ 모델하우스는 지난주 개장한 단지 중 가장 많은 3만5000명이 찾았다. 낮 시간 입장 대기줄이 800m에 이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경기 용인시 죽전 신세계백화점 인근에 있는 ‘기흥역 롯데캐슬 레이시티’ 견본주택에는 3만여명이 몰렸다. 친정어머니와 함께 이곳을 찾은 박경원 씨(44·성남 구미동)는 “주변에서 부동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며 “아이 때문에 학군이 좋고 교통이 편리한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작년엔 수도권 모델하우스에 사은품으로 주는 생활용품을 받으러 온 주부들이 많았는데 이번엔 상담까지 실수요자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부산·경남 등 지방 분양 열기도 이어졌다. 주말 3일간 2만여명이 몰린 부산 거제동 주상복합단지 ‘개금역 금강펜테리움 더스퀘어’ 모델하우스에는 30~40대 젊은 부부들이 대거 눈에 띄었다.

임대수익을 위한 수익형 부동산을 겨냥한 투자자 관심도 서서히 살아나는 분위기다. 이수건설이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 문을 연 ‘평택 브라운스톤 험프리스’ 모델하우스엔 지난 19일 평일 오전부터 50~60대 투자자들이 주로 몰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50대 여성은 “미군과 군무원은 직급과 계급에 따라 월세와 관리비, 가족 거주수당 등이 모두 정해져 있어 적게는 157만원부터 최대 300만원 이상 월세를 받을 수 있다”며 “용산에서 외국인 대상 주택임대업을 했는데 평택에서도 한 채 구입할까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한 달, 10만가구 쏟아진다

가을 분양이 본격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앞으로 약 한 달간 전국에서 10만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새로 분양된다. 이번주(22~27일)에만 전국 13곳에서 1만1015가구가 청약에 나선다. 모델하우스는 13곳에서 문을 연다. 롯데건설 ‘꿈의숲 롯데캐슬’(서울 미아4구역), 한국토지신탁 ‘고성코아루더파크’(경남 고성군), 중흥건설 ‘제주강정중흥S-클래스’(제주 강정지구) 등이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총 분양예정 물량은 31만800여가구로 부동산 경기가 정점이던 2007년(30만5230가구)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이번 가을 분양대전의 성적표가 부동산 경기 회복세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 변화와 확신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문혜정/부산=이현진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