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타이녹스 직원이 거래처에서 주문한 폭과 중량에 맞춰 스테인리스강을 자르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타이녹스 직원이 거래처에서 주문한 폭과 중량에 맞춰 스테인리스강을 자르고 있다. 포스코 제공
“일본 철강업체들의 텃밭인 태국에서 가동 3년 만에 흑자를 일궈냈습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태국 수도 방콕에서 남쪽으로 180㎞ 떨어진 공업도시 라용. 이곳에 있는 스테인리스강 생산법인 포스코타이녹스의 오형수 법인장은 “올해 상반기 11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고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품 다양화와 고급화 전략으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자동차 및 가전 업체들과 거래를 트는 데 주력한 승부수가 결실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찾아간 포스코타이녹스 공장은 바삐 움직이는 설비의 소음으로 가득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공수해온 블랙코일이 두꺼운 녹을 제거해주는 피클링, 2개의 롤을 통과시키는 압연, 표면 처리 등의 공정을 거쳐 거울처럼 매끈한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들어졌다. 자동차 부품과 가전제품, 식기 등을 만드는 곳에 공급된다. 포스코는 2011년 9월 타이녹스 지분 85%를 인수해 포스코타이녹스로 이름을 바꿨다.

오 법인장은 “인수 당시 공장 가동률은 70%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100% 가동 중”이라며 “태국 전체 시장(25만)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35%에서 50%로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포스코타이녹스는 태국에서 유일한 스테인리스강 생산업체라는 이점도 있다. 오 법인장은 “제품의 고급화·다양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시행 중”이라며 “현재 15종인 제품 수를 연말까지 19종, 장기적으로 30종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차량용 부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태국 자동차 시장은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업체들이 90%를 점유하고 있다.

김형목 마케팅본부장은 “다음달부터 미쓰비시에 공급을 시작하는 등 거래처가 늘고 있다”며 “수익성이 높은 자동차 부문 공급물량을 현재 연간 2만에서 2016년까지 5만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포스코타이녹스의 연간 생산능력은 22만이다. 포스코 전체 생산량(300만)의 10% 미만이다. 한영환 재무관리본부장은 “생산량은 많지 않지만 태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라며 “이를 발판 삼아 동남아 전역으로 공급물량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인리스강의 핵심 소재인 니켈 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현지 생산은 원가절감에도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오 법인장은 “현지에 공장이 있으면 주문받은 후 14일 내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고 즉각적인 사후관리도 가능하다”며 “이런 점을 고려한 일본 업체들이 포스코타이녹스에 손을 내밀고 있어 2년 내 태국에서 시장점유율 60% 달성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라용=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