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재고 12년만에 최고
우유 과잉 공급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유업체들이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21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분유 재고는 18만6994t으로 집계됐다. 2002년(16만1037t) 이후 12년만에 가장 많은 양이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올해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젖소의 원유 생산능력이 높아졌다”며 “우유 소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소비가 늘어나는 속도가 생산 증가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낙농진흥회와 우유 제조업체들은 우유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소비촉진에 나서거나 우유, 발효유 등의 신제품을 내놨다. 그러나 우유 및 유제품 소비는 위축된 상황이다. 이마트가 올 들어 8월까지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체 유제품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줄었다. 우유 매출은 1.8%, 요구르트 매출은 2.8%, 우유가 들어간 냉장음료 매출은 4.9% 감소했다.

수급 불균형으로 우유업체들의 손해는 가중되고 있다. 수백억원의 적자를 떠안고 있는 것은 물론 남은 분유를 헐값에 처분하거나 버려야 하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6000t의 분유 재고가 있는 한 유업체는 1000t 규모의 분유 저장창고가 가득차 외부 창고를 임대해 5000t을 추가로 저장하고 있다. 창고 유지 바용 등 보관비용만 연간 10억원 수준이다. 업체 관계자는 “저장된 분유의 유통기한이 다가오고 있어 걱정”이라며 “추가로 창고를 확보하기도 어려워 앞으로 나오는 재고는 내다 버려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로 인해 상반기에 큰 폭의 적자가 발생하면서 전체 직원의 10%에 달하는 300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임금을 동결하는 등 초긴축경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