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재테크] 재물 발복의 땅 한전 부지
강남구 삼성동이 상전벽해 중이다. 하늘의 선녀 마고가 보았다는 ‘동해 푸른 바다가 세 번 뽕나무밭으로 변하는 일’은 고작 60년 만에 벌어졌다. 1963년 3.3㎡당 300원이던 땅값이 60년이 지나 4억3879만원으로 146만배나 치솟은 것이다. 당대와 후대 모두 빛을 본 꿈틀거리는 재물 발복의 현장이다.

삼성리(三成理)라 불리던 삼성동에는 무동도(舞童島)라는 섬이 있었다. 맑은 날엔 육지였다가 궂은 날에만 섬이 되는 절승의 터였다. 어린아이가 춤을 추는 듯한 바위가 있어 이름 붙여진 ‘무동’은 궁중 연회 때 외연을 담당해 춤을 추던 사내아이인 남악(男樂)을 칭한다.

실제 이곳은 태종, 성종 등이 연회를 열고 풍악을 울리던 터였다. 어린 사내아이 바위와 음양에 맞춰 여악들이 춤을 추던 역동적인 성정의 땅이다. 또 나라에 극심한 가뭄이 들 때 황룡기우제를 지내던 신령한 땅이기도 했다. 이후 세월은 무심히 흘러 한국전력공사 본사 건물이 세워졌다.

[풍수로 보는 재테크] 재물 발복의 땅 한전 부지
사옥 부지의 뿌리인 할아버지산은 서초구와 강남구를 진호하는 우면산이다. 한 마리 배부른 소가 풀을 뜯고 있는 형국인 와우적초안(臥牛積草案)은 우부지지(牛富之地·재물이 쌓이는 땅)를 낳는다. 그중 동쪽으로 출중한 지맥은 역삼역을 거쳐 학동초등학교를 지나 봉긋한 아버지산인 수도산(86m)을 만들었다. 오늘날 경기고등학교와 봉은사가 면해 있는 낮은 언덕 지대다. 수도산의 남쪽 지맥은 코엑스를 통해 한국전력공사로 통하고 탄천과 잇닿아 모습을 감춘다. 산도 사람과 같아 그 유전자가 대물림된다. 우면산의 기운이 이곳까지 미치는 것은 당연지사다.

맑은 개울인 청계천이 강북의 명당수라면 강남의 명당수는 양재천이다. 서에서 동으로 흘러 재물이 쌓이는 물의 기세다. 양재천, 탄천, 한강으로 이어지는 U자형의 휘어짐도 같다. 물은 재물이고 굽이칠수록 곳간은 풍족해진다. 강북이 인물 중심의 장풍국을 형성한 반면 강남 지역은 재리 중심의 득수국이다.

우복지지는 인간의 욕심이 과해지면 우화지지(牛禍之地)로 돌변한다. 북쪽 지맥을 절단한 채 영동대로를 관통하는 지하철 9호선은 우면산과 수도산 기운을 약화시킨다. 삼성동 아이파크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휘문고교 사거리까지의 기운을 잘 묶는 것도 필요하다. 폭 40m, 총 길이 2.7㎞의 테헤란로의 내리꽂는 기운에 설기(泄氣)당할 위험도 있다. 완벽한 미인이 없듯 완벽한 명당도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인걸지령이라는 말은 지령에서 인물난다는 뜻도 되지만, 지령에 걸맞은 인걸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말도 된다. 어린 사내아이가 법식에 맞게 춤을 추던 정결한 땅이자 하늘을 우러러 온 백성의 생명을 빌었던 터가 세상의 중심이 되고자 한다.

강해연 < KNL디자인그룹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