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38% 급등…일부 증권사 1년 목표가격 넘어
향후 더 오를 가능성 높아…일부에서는 리스크 우려도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상장돼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매수 주문이 몰려 공모가보다 36%나 오른 가격에 첫 거래가 이뤄진 데 이어 38% 상승한 가격에 거래를 마쳐 일부 증권사들이 제시했던 1년 목표가를 하루 만에 넘어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알리바바의 성장 가능성이 아직도 크다면서 알리바바의 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알리바바의 복잡한 기업구조 등을 이유로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거래 첫날 급등…시장가치에서 페이스북 제쳐
알리바바는 전날 주당 공모가격을 68달러로 확정했지만 이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첫 거래 가격은 92.70달러였다.

장중에 100달러 직전까지 가기도 했으나 과도하게 올랐다는 일부 평가가 나오면서 하락해 93.89달러로 마감했다.

종가는 공모가 대비 25.89달러, 38.07%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의 시장 가치도 훌쩍 뛰어올랐다.

공모가 기준으로 1천680억달러였지만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하면 2천314억달러(약 241조6천억원)다.

이는 구글(4천1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페이스북(2천억달러)보다 300억달러 이상 높은 것이다.

같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시장가치는 1천500억달러 수준이다.

알리바바가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 속에 뉴욕증시에 데뷔함에 따라 알리바바는 외국인들로부터 투자자금 유치가 수월하게 됐다.

알리바바는 계속 사업을 확장해 왔으며 앞으로도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최근에는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를 운영하는 요쿠 투도우 지분과 프로축구팀 지분 50%를 사들이기도 했다.

또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업체를 탈피해 정보기술 분야 전반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가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글로벌 회사가 되고 싶다.

그래서 미국에서 기업공개를 한 이후에는 유럽과 미국에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 일부 증권사 1년 목표가격 이미 돌파
거래 첫날부터 알리바바 주식 매수 주문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증권거래소 글로벌상장사업부의 스코트 커틀러는 "거래가 시작되기도 전에 수십만 건의 주문이 몰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첫 거래가격 산정이 늦어지면서 알리바바 주식은 개장 2시간20여분이 지난 뒤에야 거래가 시작됐다.

첫 거래가 92.70달러에 시작되면서 일부 증권사들이 겸연쩍은 상황에 놓였다.

1년 목표가를 90달러로 제시했던 증권사들의 보고서가 불과 몇 시간 만에 폐기되는 상황에 놓였다.

거래에 앞서 증권사 캔터 피츠제럴드는 알리바바의 12개월 목표주가를 90달러로 제시했고, 세계 최대 펀드 평가사인 모닝스타도 적정가격으로 90달러를 제시했었다.

첫날 성공적인 데뷔를 한 알리바바의 주가는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알리바바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알리바바는 다른 전자상거래업체와 달리 다양한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기업과 기업을 이어주는 플랫폼뿐 아니라 개인과 개인을 연결해주는 플랫폼도 갖추고 있다.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 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지적된다.

알리바바의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은 80%이며 1개월에 1회 이상 접속하는 사용자가 2억7천900만명에 이른다.

이는 미국 전체 인구(3억1천600만명)의 88% 수준이다.

그러나 알리바바에 투자하는 데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알리바바의 성장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보다는 알리바바의 지배구조와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상장 방식 등에 대한 우려에서다.

미-중 경제 및 안보검토위원회(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지주회사를 만들어 우회상장을 한다면서 투자를 신중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알리바바도 지주회사인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가 상장됐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알리바바의 기업 구조가 복잡하고 지배구조가 독특한 데다 텐센트, 아마존, 이베이와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면서 리스크도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